(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일부 증권사가 코스닥 유망 바이오기업에 대규모 베팅에 나섰다. 이들은 과거 이 기업에 투자해 쏠쏠한 자금을 회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투자에 나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투자가 주축이 돼 진행한 코스닥 상장사 제넥신의 2천5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건이 '딜 클로징'에 성공했다. 제넥신은 조달한 자금을 임상 및 연구개발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제넥신은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인터베스트가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900억원을 인수하며 가장 큰 금액을 투자했다.

이와 동시에 전환사채(CB)도 발행했는데, 신한금융투자와 인터베스트가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450억원을 사들였다. 키움증권과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등 계열사들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에 27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제넥신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9만100원으로 정해졌다. 전일 종가가 11만5천9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이미 30%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CB 전환가액도 10만2천680원으로 최근 주가 대비 90%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현재 주가 수준만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신한금융투자가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1천350억원을 통해 약 1천600억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 등은 이미 이 기업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키움증권은 2014년에 이어, 2016년, 올해까지 세 번에 걸쳐 제넥신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신한금융투자도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투자에 나섰다. 첫 투자는 2014년 유상증자에 2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제넥신의 주가가 300% 이상 올라 투자 수익도 쏠쏠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높은 수익률을 거둔 만큼, 이번 투자 건에 거는 기대감도 높다.

업계에서는 이들 재무적 투자자와 약 1년 뒤 나올 면역항암제 하이루킨의 임상 결과에 선제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루킨의 임상 결과 발표 시점으로 기업가치가 급등하게 될 것"이라며 "제넥신은 자금 조달을 통해 다양한 임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시총이 2조3천억원 수준이어서 2천500억원 규모의 펀딩은 주당 10%가량 주가 희석이 진행될 수 있는 이슈였다"면서도 "그러나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바이오주 거품 논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보여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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