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은행주 중 기업은행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예대율 규제가 하반기 도입되는 데 따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반면, 특수은행인 기업은행은 예대율 규제를 받지 않아 이런 우려에서 자유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 상당수와 거래해 남북경협 수혜주로도 꼽히고 있다.

18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현재가(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기업은행 주식을 212만4천657주 순매수했다.

순매수가 지속되며 기업은행의 외국인 지분 보유율은 지난달 말 23.53%에서 이달 17일 23.92%로 0.39%포인트 상승했다.

외국인이 기업은행 다음으로 많이 산 은행주는 신한지주였다.

순매수 규모는 92만9천437주로 기업은행과 차이가 컸고, 외국인 보유율도 이달 들어 0.26%포인트 올라가는 데 그쳤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은 모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KB금융은 36만5천209주, 하나금융은 63만3천297주, 우리은행은 60만7천44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외국인 보유율은 0.08%포인트, 하나금융은 0.24%포인트, 우리은행은 0.10%포인트 내렸다.

외국인이 이처럼 은행주에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기업은행 주식은 매집하는 것은 하반기 도입되는 예대율 규제에서 기업은행은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15% 상향 조정한다.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혁신·중소기업으로 은행권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규제가 도입되면 대다수 은행의 예대율은 규제 수준인 100%를 초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특판예금 등을 통한 예수금 확보에 주력해야 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특수은행으로 예대율 규제를 받지 않아 수익성 저하 우려에서 자유롭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은행들은 하반기 강화된 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반면 기업은행은 예대율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규제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중소기업 육성에 집중되며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이 수혜를 볼 것으로도 보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60%가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데 따라 기업은행은 경협 테마주 중 하나로도 꼽힌다.

배당 수익률이 3.67%로 은행권에서 우리은행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 배당을 중시하는 외국인의 관심을 끌었을 것으로도 보인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지난 1분기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은 3조8천억 원으로 은행업종 전체 중기대출 순증액의 30%를 차지했다"며 "올해 은행업종 대출이 중기대출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기업은행의 성장 우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지난 1분기 기업 부문 대손비용율이 0.7%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중소기업 업황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남북관계와 한중관계 개선으로 중소기업 영업환경이 개선되면 기업은행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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