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채권시장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발언 여파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가 경제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이후 단기물을 중심으로 숏커버가 강하게 유입됐다. 전일 국고채 3년물은 2.3bp 하락한 2.262%에 마쳤다. 스와프 시장에서도 2~3년 구간을 중심으로 오퍼가 강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 차이가 정부 내에서도 뚜렷하게 엇갈리는 것에 주목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이 "우리 경제가 침체국면 초기 단계에 있다"고 언급한 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현상이 나타나게 하는 구조는 현상의 추세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기재부의 기 싸움이 격화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정책실 차원에서 긴 호흡으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주열 총재 발언을 필두로 서울채권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부와 한은의 평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국채금리가 통화정책 이슈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외 변수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미국 금리는 3%에서 안착하는 모습이다. 전일 미 10년물 금리는 1.49bp 상승한 3.1131%에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년물은 2.04bp 하락한 2.5688%에 장을 마감했다.

미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고 국제유가가 올랐다.

5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34.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는 20.5였다.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과 같은 배럴당 71.4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채권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 변수는 장기물 금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일 국고채 10년물 이상 장기물만 상승했다.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기는 했지만, 미국 금리와 비교했을 때 한국 금리 상승 폭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 폭은 확대됐다. 전일 기준으로 한미 10년물 금리 차는 마이너스(-) 31.71bp를 기록했다. 2017년 3월 이후 최대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미 금리 상승과 중국 무역협상 난항,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95포인트(0.22%) 하락한 24,713.98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81.4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1.20원) 대비 1.15원 오른 셈이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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