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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상흔만 남을 삼바 분식회계 논란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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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5.18  08: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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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수학 선생님에게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얘기 중 하나다. 당시 이 말은 숫자 외 모든 것은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회계도 결국 숫자 놀음일 터인데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거나, 임의대로 해석하고 있는 거 같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논란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심사 과정에서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며 최종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시장에 공개해 자본시장을 일대 혼란에 빠트렸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알렸다고 하는 데, 그렇다면 과거 회계 검사를 해서 드러난 상장사들의 회계 부정은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을 거치기 전까지 왜 공표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때 투자자와 지금의 투자자는 보호 대상 여부가 달랐단 말인가.

    여하튼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회계 부정 대상으로 지목하자 해당사는 즉각 반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임원은 금감원이 '회계처리 위반'으로 잠정 결론 내리자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고 "회사는 외부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IFRS 기업회계기준을 충실히 이행했다"면서 "분식회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 없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회계처리 장부는 하나인데 같은 장부의 숫자를 보고 금감원은 분식회계로, 사측은 정상적인 회계처리라 주장하니 같은 숫자(장부)를 가지고 감리위나 증선위, 금융위, 어쩌면 법원에서도 정치적·정무적, 또는 법적 판단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면 숫자도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시민단체나 정치인들까지 나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심사에 '감 놔라, 배 놔라'하며 금융 당국을 흔들고 있다. 숫자 뿐 아니라 삼성에 'ㅅ'만 들어가면 이성은 사라지고 비이성이 되는 한국 사회 역시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긴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이슈는 어떤 결론이 나든 금융당국과 해당사, 투자자들 모두에게 '불신'이라는 씻기 어려운 상흔을 남길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에서 벗어나면 이 문제를 제기한 금감원의 신뢰는 바닥이 어디일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추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투자자들로부터 천문학적 금액의 손해 배상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분식회계로 확정되면 금융위는 비상장사에 대한 감리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믿고 싶진 않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해 상장 규정을 완화했다는 비판 여론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바이오주가 이끌어 온 코스닥시장은 내리막을 걸을 것이고,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도 어쩌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결국, 누구 하나는 거짓말을 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이는 정부와 자본시장의 신뢰성과 연결되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논란은 한국 자본시장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듯 해 씁쓸하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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