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면서 경매시장이 재조명받고 있다. 거래절벽 속에서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 차이가 큰데 호가보다 낮은 경매 낙찰가가 실수요자들의 이목을 끈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는 3천299건으로 집계됐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이달에 약 6천여건의 거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월보다 줄어들면 2개월째 감소세에 접어든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전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가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세를 기본세에 10%포인트 이상 덧붙이는 방안을 시행한 영향 등이 작용했다. 거래가 4월 이전으로 몰리면서 기저효과도 발생했다.





거래절벽으로 실수요자들이 적정가격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매시장으로 관심이 쏠렸다. 여러 수요자가 동시에 응찰하는 방식으로 매매시장의 높은 호가보다 저렴한 낙찰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이달 15일까지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주상복합)를 주변의 같은 평형·유사 층고 아파트 호가와 비교한 결과, 낙찰가격이 호가보다 평균 5.8%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가가 시세 상승이 반영되기 전인 6~7개월 전에 결정되기에 낙찰가율이 100%를 넘겨도 웃돈을 준 게 아닌 셈이다.

지난 10일 낙찰된 방배래미안타워 전용 135㎡는 14명 응찰자가 몰려 13억399만원(낙찰가율 130%)에 낙찰됐다. 같은 시점에 부동산정보사이트에 등록된 매물은 13억5천만원~14억원에서 호가가 형성됐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60.7㎡는 13명의 경합 끝에 감정가의 106%인 9억77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의 호가는 10억5천만원~11억5천만원을 오르내린다. 강서구 등촌동 대동황토방2차 115㎡는 6억2천500만원에 낙찰됐는데 이미 7억원대로 접어든 호가와 비교하면 10% 이상 가격 차이가 벌어진다.

여기에 주택 매매가격이 높을수록 올라가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등 매매시장에서의 비용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인 이득이 늘어난다. 6억원의 아파트를 거래하면 최대 300만원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대비해야 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세가 급등하면서 감정가격의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낙찰가율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경매 부동산이 일반 매매보다 최소 5% 이상 저렴하게 낙찰되고 있다"며 "고경쟁·고낙찰가 시대에서 낙찰가율 100% 이하 물건들까지 포함하면 평균 수익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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