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묵언 기간에도 작심 발언을 한 배경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시장참가자들은 18일 이 총재가 고용 상황만을 언급했지만, 그 밖에도 투자, 산업생산 부진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7일 임지원 신임 금융통화위원회의 취임 환영사에서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을 함께 지켜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에 따르면 한은은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며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한은 통화정책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다. 경기 상황은 통화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 주요한 근거로 활용될 뿐이다.

그런데도 이 총재가 경기 상황을 언급한 데는 고용 등 최근 발표된 지표 중 일부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2만3천 명 증가에 그쳤다. 3개월째 10만 명대에 머물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4월 초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으면서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고용이다"며 "성장도 결국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 목표에 고용안정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정책 방향의 최종 목표라는 점에서 한은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참가자들은 지난달 발표된 3월 산업생산 쇼크도 한은이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산업생산은 1.2% 감소하면서 26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를 나타냈다. 자동차 및 기계장비 수출 부진 때문이었다.

제조업가동률은 9년래 최저 수준이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7.8% 감소했다.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이 고용까지 목표로 명시하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고용을 최우선 과제로 보는 만큼 한은이 이를 간과하지는 못할 듯하다"며 "산업생산 부진이 4월에도 이어진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는 뒤로 더 미뤄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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