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아르헨티나와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가 오는 18일(현지시간) 긴급 대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IMF 지원으로 아르헨티나 사태가 일단락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IMF의 '대기성 차관(standby arrangement:SBA)'을 이용할 예정이다.

IMF의 SBA는 재정개혁 프로그램 이행을 전제로 회원국에 제공하는 단기 대출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때 한도 내에서 즉각 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대출 기한은 통상 12~24개월로 36개월을 넘지 못하며 대출의 조건은 사전에 결정된다. 대출은 보통 2년 이내에 전액 상환해야 한다.



◇ 대출 규모 얼마나…300억 달러는 '부족해'

앞서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로부터 약 300억 달러가량의 대출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페소화가 급락하고, 투자금이 아르헨티나에서 대거 유출되고,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300억 달러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로빈 브룩스 매니징 디렉터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괴짜들이 모여 아르헨티나에 필요한 구제금융 규모를 계산한다면 최소한의 금액이 300억 달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중요한 질문은 '페소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을 멈추는 데 필요한 구제금융 규모가 얼마냐'이다"라며 이 경우 300억 달러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널리스트들은 IMF가 제공할 프로그램의 규모가 너무 작으면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계속 매도할 위험이 있어 이것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더욱 수렁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룩스는 "시장과 트레이딩 데스크에 있는 친구들의 의견을 수렴해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숫자는 400억~500억 달러에 훨씬 더 가깝다"고 전했다.



◇ 얼마나 신속하게…빠를수록 '시장 안도'

투자자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얼마나 빠르게 제공돼 시장을 진정시킬지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대규모 부채 상환 고비를 무사히 넘기긴 했지만, 앞으로도 부채 만기가 수시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브룩스는 "상황이 점점 길어질 경우 구제금융의 비용은 훨씬 더 비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 재무부 대변인은 해당 프로그램의 협상에는 통상 6주가 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약 IMF와의 협상이 4~5주 안에 나올 경우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겠지만, 시기가 이보다 더 길어져 6주를 채우거나 혹은 더 길어질 경우 시장은 더 심각한 징후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 구제금융의 조건…재정적자 목표치 얼마나

시장이 주목하는 부문은 이번 대출이 조건부라는 것이다.

대출의 조건으로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할 의미 있는 조치가 단행되느냐에 시장이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 협상에서 재정적자 감축 목표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미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2.7%로 재정적자를 축소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해당 수치가 더 낮아질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호르헤 마리스칼 신흥시장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IMF가 마크리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더 쉽게 해주려 한다면 목표치는 정부가 발표한 수치에 가까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IMF가 약간의 융통성과 (대통령에) 지지를 보여주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로 재정적자 목표치가 더 낮아진다면 마크리 대통령은 상당한 정치적 도전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