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돌파한 후 오름폭을 키우자 달러-엔 환율도 덩달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부 전문가들이 엔화 약세 신호가 켜졌다며 달러-엔 111엔은 단지 통과점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8일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11.00엔까지 상승해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후 2시 45분 현재 달러-엔은 오름폭을 다소 반납해 110.80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미일 금리차가 확대되자 이에 맞춰 엔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차는 지난 15일 고비인 3%포인트를 넘어 2007년 6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차가 확대되면 투자 자금이 저금리 국가인 일본에서 상대적 고금리 국가인 미국으로 이동하기 쉽다.

지난 3월 말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 금융위원회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과의 금리차가 3%에 달하면 반드시 달러 강세·엔화 약세가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미중 무역전쟁과 북한을 둘러싼 우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엔화 약세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예전이라면 엔화가 강세로 흔들렸을 뉴스가 나와도 거의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갑자기 연기하고 북미 정상회담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리스크 회피성 엔화 강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그만큼 엔화 매도 압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게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의 시각이 변화한 배경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비관론이 후퇴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엔화 약세가 진행되리라는 전망이 급속히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111엔대는 통과점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고, 다이와증권은 엔고 요인이 후퇴해 달러-엔이 6월 말까지 113엔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신문은 미국 금리 상승으로 신흥국 자금유출 위험이 의식되기 시작되면 1~3월과 같은 엔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라증권은 "현재 엔 약세 장세는 위태로운 균형에 놓여있다"고 판단했다.

jhm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