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우리나라 경기가 정점을 찍고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경기논란'이 커진 가운데 정부의 경기회복 판단은 오판이라는 지적이 또 나왔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 19일 국가미래연구원에 기고한 '경기침체 진입의 확실한 증거들'이라는 글에서 "경제성장률이 낮은 데다 수출증가율도 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광두 국민 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최근 경기침체론을 거론하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급한 판단이라고 반박한 상황에서, 김 부의장이 신 교수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논쟁을 이어갔다.

신 교수는 국민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대비로 작년 1분기 2.9%, 2분기 2.8%, 3분기 3.8%, 4분기 2.8%, 올해 1분기 2.8%로 확실히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3분기로 국한하면 건설업(7.15%→2.7%→1.3%)과 제조업(6.4%→2.7%→3.0%)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빠졌다고 언급했다.

성장률에 내재한 재고 증가 또는 국내 초우량기업의 외국인투자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빼면 실제 경제성장률은 2.8%보다 훨씬 낮다고 그는 분석했다.

민간소비가 증가했더라도, 작년 1분기 16%에 이르렀던 설비투자증가율이 올해 1분기 9.2%로 내린 점에서 '경제침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지난해 15.8% 증가하며 우리 경제를 견인했던 수출이 지난해 3분기 이후 둔화하고 있다며, 통상마찰과 금리 상승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출증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도 했다.

신세돈 교수는 거시 지표 외 체감지수도 언급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 실사지수 중에서 전 산업 업황 실적지수가 지난해 중반 이후 77∼81 사이를 이어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기업의 경우 지난 6개월 동안 90에서 82로 꾸준히 떨어졌고, 중화학(84→78)과 경공업(78→72)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나아가 매출전망지수는 올해 1월에서 5월 사이에 악화했다.

제조업(94→86)과 대기업(101→90), 중화학공업(96→87)이 큰 폭 나빠졌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소비자 경제 심리지수 역시 지난해 11∼12월 100을 웃돌았다가, 올해 3월과 4월 각각 95.6과 97.5로 하락했다.

신세돈 교수는 "경제 정책은 1∼2년의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아직 경기가 회복세에 있다고 오판한다면 얼어버린 경제에 언제쯤 봄을 기대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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