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20일 향년 73세로 별세한 구본무 LG 회장은 LG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장본인이다.

구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과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에 이어 지난 1995년 LG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전자, 화학, 통신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했고 자동차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을 성장사업으로 키워냈다.

특히 구 회장의 탁월한 경영 능력은 GS, LS, LIG, LF 등 잇단 계열 분리에도 LG그룹의 실적을 꾸준히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LG그룹의 매출은 회장 취임 직전인 1994년 30조원대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늘었고, 해외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 집념의 리더십…글로벌 1위 이끈 원동력

재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성과 뒤에는 구 회장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이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를 내다본 도전이 '글로벌 LG'를 탄생시키는 초석이 됐다는 평가다.

구 회장의 과감함과 집념이 가장 돋보였던 사업 분야는 디스플레이, 2차전지, 통신사업 등이다.

그는 지난 1998년 정부 주도의 빅딜 논의로 반도체사업 유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LG전자와 LG반도체의 LCD사업을 분리해 LG LCD를 설립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듬해에는 네덜란드 필립스로부터 16억달러 자본 유치에 성공해 합작법인 LG필립스LCD를 출범시켰다.

LCD 분야 기초 기술을 보유한 필립스와 LG의 응용 기술은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고, 2008년 단독법인인 LG디스플레이가 출범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 디스플레이시장 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LG화학의 2차전지사업과 LG유플러스의 통신사업도 구 회장의 리더십이 힘을 발휘했던 분야다.

구 회장은 적자 확대에도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이어가며 LG화학의 중대형 2차전지사업을 세계 1위로 육성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대규모 LTE 투자를 계기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며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했다.

◇ 자동차부품·에너지 등 성장사업 육성에도 '집중'

구 회장은 지난 2015년 신년사에서 "철저한 미래 준비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는다면 거대한 파도가 덮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건강 악화 전까지 신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해왔다.

현재 LG그룹이 성장사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이다. 자동차부품 분야의 경우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차세대 자동차산업을 위한 각종 부품과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를 1조4천440억원에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는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 확보를 목표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조원을 투자해 마곡산업단지에 건립한 LG사이언스파크도 구 회장의 신사업 육성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LG그룹은 이곳을 융·복합 R&D 메카이자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