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중국이 합자보험사에 허용하는 외국인 지분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지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은 총 9개의 중국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외국계 보험사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지분 한도가 50%로 제한돼 중국 기업들과 합자보험사를 세웠다.

최근 중국 정부는 보험 관련 규제안에 합자보험사의 외국인 지분 한도를 현재의 50%에서 51%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외국계 보험사가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합자보험사 형태로 중국 시장에서 활동하다 보니 빠른 의사결정 등이 불가능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해 중국 법인에서 총 1천570만 달러(약 170억 원)의 손실을 봤다.

경영권을 강화하면 독자경영을 통해 각 보험사의 노하우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예컨대 삼성생명의 태국 현지법인 타이삼성은 그동안 적자를 지속했지만, 삼성생명이 독자경영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타이삼성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며 실제 지분율을 81.4%로 올린 바 있다.

타이삼성의 수입보험료는 2013년 436억 원에서 지난해 1천303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설계사도 4천800여 명에서 6천여 명으로 늘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중국 보험시장이 외자계 보험사에 녹록지 않아 지분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보험시장은 토종 보험사들이 독식하고 외자계 보험사들은 소수의 파이를 나눠 먹는 구조"라며 "규제가 여전히 강하고 영업환경도 많이 달라 경영권을 가지고 온다고 해서 메리트가 더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규제 완화와 영업환경 개선 등이 먼저 해결돼야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 변수가 많아서 당장 지분 확대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향후에 시행되는 제도와 영업환경 등을 고려해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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