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서울채권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민간과 정책당국의 엇갈린 진단, 바이백을 바라보는 기재부와 채권시장의 다른 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5월 들어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가격을 움직이는 재료들은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5bp 하락한 2.22%, 10년물은 4.7bp 낮은 2.750%에 고시됐다.

단기물과 장기물을 움직인 재료는 제각각이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의 '경기침체' 발언 이후 이주열 총재와 김동연 부총리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단기물은 하락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잇따라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수출과 투자 부진을 논거로 삼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서비스업 중심의 성장세를 보이지만, 광공업과 투자 부문의 개선세는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은은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경기 진단에 대한 경제주체의 관심과 논란이 큰 만큼, 한은의 경기 인식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5월 금통위를 통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시그널도 얻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경기 회복 논란의 근거인 수출과 산업생산 지표가 5월 금통위까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당장 명확한 진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5월 중 10일까지 수출 실적은 1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44.2% 늘어났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주도했다.

장기물은 기재부 발언에 울고 웃었다. 국고채전문딜러(PD) 협의회에서 바이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시장은 이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2020년 만기 도래 채권을 중심으로 바이백을 실시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시장 충격 등에 관해 물었고, 채권시장은 정부가 발표했던 연간 발행계획을 토대로 20조 원 정도 바이백 재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은 2020년 만기 채권을 중심으로 20조 원 바이백이 실시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반면 정부는 "20조 원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다"고 한발 뒤로 물러났다.

일련의 사건으로 장기물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0년 만기 채권이 강세를 보이면서 단기물 중심 강세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정부의 발언이 보도된 후 10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장기물 강세가 두드러졌다. 수익률 곡선은 장중 플래트닝과 스티프닝이 번갈아가며 나타났다. 시장참가자들의 혼란도 커졌다.

공교롭게도 5월 금통위와 6월 국고채발행계획이 모두 24일에 예정돼있다. 이날을 기점으로 채권시장의 방향성이 새롭게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20년물 입찰은 8천억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금리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입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서울채권시장이 국내 변수에 집중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신흥 취약국 및 이탈리아 우려가 이어졌다.

신흥국 통화위기가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음 달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이런 현상이 당분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일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10bp 상승했다. 이탈리아 국정 운영이 국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전 거래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44bp 하락한 3.0587%에 마쳤다. 2년물도 2.42bp 낮은 2.5446%였다.

전일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9.95원에 마쳤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보다 3.55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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