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이 3조원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정작 펀드에 돈을 넣는 개인투자자의 수익보다는 증권사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과열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주관 증권사만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노레이는 지난주 마감한 공모청약에서 1천28.7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만 1조4천억원이 넘었다.

앞서 수요예측에서도 제노레이는 90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 희망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2만3천원에 청약을 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당초 1만7천500~2만500원 수준이었다.

세종메디칼 역시 지난 15일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상단인 1만3천700원을 뚫고 1만5천원에 공모가를 결정지었다. 이 종목은 이날까지 공모 청약을 한다.

두 종목의 경쟁률이 이처럼 치열했던 이유는 코스닥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공·사모 운용사가 대거 청약에 나섰기 때문이다.

제노레이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만 1천16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참여 수량 75%가량이 공모가 상단 이상의 가격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들은 50% 이상을 코스닥과 벤처 신주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메자닌, IPO주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에 공모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흐뭇한 미소를 지게 되었다. 코스닥벤처펀드 설정 이후 처음 상장된 2개 종목이 모두 한투증권 주관이기 때문이다.

제노레이의 발행 수수료는 4억2천780만원, 세종메디칼은 7억8천4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청약 증거금을 증권금융에 예치해 얻는 이자를 따지면 부가 수익은 더 늘어난다.

또 코스닥벤처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들은 0.25~0.3%의 판매 수수료를 가져간다. 최근 개인 투자자 관심이 코스닥벤처펀드에 쏠려있기 때문에 영업점에서도 해당 상품 판매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돈 들어오는 펀드가 코스닥 벤처펀드밖에 없어서 어떻게든 파이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투자할 대상이 적어 공모주 청약도 치열해지고 일부 운용사는 부득이하게 소프트클로징도 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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