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고공 행진하며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도 나날이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대어가 될 방탄소년단 기획사의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을 발표하며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이 이미 상장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증권가 IB에선 상장 추진 시점에 대한 관측이 이어졌다.

당초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올해 하반기께 한국거래소에 예비 상장 심사를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심사를 통과해 내년 초 증시에 입성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장 추진 시점이 더 지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의 재계약 시점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와 계약하는 기간은 통상 7년이다. 7년을 두고 아이돌 그룹에서 탈퇴나 해체 등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이유다.

2013년에 데뷔한 방탄소년단의 경우 재계약이 돌아오는 시점은 내후년 경이다. 증권가에서는 거래소의 상장 심사 과정에서 계약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할 수 있어 멤버들의 재계약 이후로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IB 담당자는 "핵심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과 재계약이 상장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과거 YG엔터테인먼트도 매출처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상장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엔터는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함께 눈부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90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2005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빅3 기획사로 언급되는 YG, JYP, SM의 영업이익은 각각 252억원, 195억원, 109억원이었다.

이에 기업가치도 치솟았다. 지난달 빅히트엔터에 투자한 일부 벤처캐피탈이 구주 매각에 나섰고, 넷마블이 이를 인수했다. 지분 25.7%를 2천14억원에 취득하며 기업가치를 8천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3년여 전만 해도 빅히트엔터의 가치는 300억원 정도로 평가됐으나, 향후 추정 실적에 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0배만 적용해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된다고 하더라도 상장에 성공하고, 그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면 방탄소년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라인업을 넓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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