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보유 지분 20% 중반대로 하락

20% 초과분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이민재 기자 = 한화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의 지분율은 20% 중반대로 떨어진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은 최종적으로 합병법인의 지분 20%만 보유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함으로써 규제 당국의 눈높이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화S&C는 한화시스템과 합병할 계획이다.

총수일가 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의 지분을 희석하기 위해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50%)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삼남 김동선 씨(25%)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의 지분(55.4%)은 20% 중반대로 떨어진다.

앞서 한화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한화S&C를 물적 분할 방식으로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한화S&C(신설법인)로 쪼갰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S&C를 완전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에이치솔루션은 이후 한화S&C의 지분 44.6%를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총수일가→한화S&C'에서 '총수일가→에이치솔루션→한화S&C'로 지배구조가 변한 것이다. 그러나 총수일가 회사가 한화S&C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했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해소 관련 판단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을 통해서 총수일가가 보유한 한화S&C의 지분율 대폭 줄임으로써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한화그룹의 구상이다.

나아가 한화그룹은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의 지분율을 20% 이하로 떨어뜨리기 위해 이를 초과하는 지분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팔 예정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의 지분이 20%를 초과하는 비상장사(상장사는 30%)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공정위의 규제 대상이 된다.

이에 20%를 초과하는 지분도 매각해 공정위를 만족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실 SI 관련 업무는 외부에 맡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총수일가의 지분은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화그룹이 한화S&C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어 괜찮은 구조"라고 평가했다.

최근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이 "재계에서 모범규준 형태로 지배주주 일가는 가능한 그룹의 핵심만 보유하고 비상장 회사의 주식은 보유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한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화그룹은 이와 관련해 세부작업을 끝내고 5월 중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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