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들어 A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 축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완만하게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캐리 수요가 유입되는 등 우호적인 발행환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캐리 수요 등으로 비우량 회사채의 강세 기조도 지속될 전망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신용등급 'A' 회사채(공모/무보증 3년물)의 지난 주말 신용스프레드는 111.5bp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약 9bp, 지난달 초 대비 약 6.5bp 축소된 수준이다.

A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연초부터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해왔지만 지난달 초부터 다시 축소되는 형국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연내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절대금리 매력을 앞세운 비우량 회사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고금리가 단기 박스권에서 등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금리가 높은 크레딧 채권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신용스프레드는 단기적으로 강세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상하위 등급 간 금리 격차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는 스프레드가 확대된 반면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축소되는 등 방향성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음 주 예정된 5월 금통위 경계심리가 완화되면서 국고채 단기 금리가 하락 전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같은 발행시장 강세 분위기는 최근 BBB급 비우량 회사채들이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를 대거 끌어들이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신용등급이 'BBB+'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천200억원 모집에 5천12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148bp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한화건설(BBB+)도 같은 달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5배에 가까운 수요를 확보하며 개별민평금리보다 202bp 발행금리를 낮췄다.

이슬비 연구원은 "A급 이하 회사채 및 여전채 스프레드의 강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비우량채의 스프레드 축소세가 유독 두드러진다"며 "그동안 BBB급의 스프레드 축소가 A급 위주의 크레디트 전반의 강세에 편승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대한항공 및 폴라리스쉬핑 등의 성공적 발행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기업들이 올해 대거 선발행에 나서면서 하반기 발행시장이 위축되고 조기 북클로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1~4월 누적 회사채 발행규모는 3조2천37억원으로 전년도 1조6천845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A급 이하 기업들의 하반기 회사채 발행규모는 전년 대비 늘릴 것으로 관측됐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높은 이익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조선 및 기계 업종은 실적 부진에도 경기회복에 의한 수주증가로 사업전망이 양호하고, 에너지·화학는 업황호조가 이어지는 점 등이 회사채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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