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최근 계속 뛰고 있는 국제유가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게 되면, 신흥국은 자금 유출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21일 '국제유가 상승의 신흥국 통화 영향' 보고서에서 "통화정책 정상화와 성장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시점에 공급 측면에 의한 지속적인 유가 상승이 가세하면 대규모 신흥국 자금유출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금센터는 "이번 유가 상승은 일부 원자재 교역국 환율 여건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 흐름이 원유 및 원자재 수출국의 경상수지 개선 효과에 따른 통화 강세영향을 압도하는 현 상황을 반영한 판단이다.

국금센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가 상승에 따른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초보다 민감하게 대응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 통화정책의 대외 영향이 과장됐으며, 수년간 세계 경제와 원자재 가격이 신흥국 자금흐름을 좌우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국금센터는 현재 유가가 전고점에 비해 높지 않지만, 과거 연준이 일시적인 유가 상승을 추세적 상승으로 오인하고 정책금리를 인상해 경기둔화를 야기한 전례가 수차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흥국 국채를 보유하는 투자자 구성이 금리상승에 민감한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설명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국금센터는 우리나라에 대해 대외충격에 충분한 대응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신흥국 투자심리 악화 시 유동성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국금센터는 "외국계은행과 외국인들의 상관(롱웨이) 리스크 한도 관리, 외환(FX) 스와프 수급 불균형 등으로 지표 왜곡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생기면 국내로 영향이 파급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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