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통화 정책에 대한 개입을 시사한 것이 현 등급에 압력을 끼칠 수 있다고 22일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가 평가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6월 터키의 선거 이후 터키의 통화 정책 자율성 등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세계 금융 상황이 더 어려울 때 터키의 취약성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리라화가 전날 달러와 유로 대비 새로운 신저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계속해서 리라화는 내리고 있는데 이는 경상수지 적자 증가와 물가가 두 자릿수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 지정학적 스트레스 등이 합쳐진 결과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터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75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했지만, 리라화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6월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금리를 내리고 통화 정책에 대한 더 큰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중앙은행 역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필요한 조치가 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이에 대해 "중앙은행은 통화 약세에 반응하겠지만, 전에 그랬듯 언제나 효율적인 방식으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우리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지난달의 금리 인상은 세계 금융 상황이 더 타이트해지고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위험이 더욱 고조됐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피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TV 인터뷰에서 터키 중앙은행이 금리와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면서 "이는 터키 중앙은행이 지난 몇 년간 가졌던 독립성이 깨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터키의 통화 정책은 오랫동안 정치로 인해 압력을 받아왔지만, 노골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은 정책 결정 환경과 정책의 효율성에 위험으로 작용한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 후에는 통화 정책뿐 아니라 전반적 경제 정책과 관련해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피치는 "터키의 통화 정책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은 나아가 터키의 국채 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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