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우려가 조명을 받은 가운데 미 국채금리의 횡보장세를 따라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88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02엔보다 0.14엔(0.12%)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8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86달러보다 0.0005달러(0.04%)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63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85엔보다 0.22엔(0.16%) 낮아졌다.

시장은 미국의 무역협상 영향, 한미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 뉴욕증시와 국채금리 동향 등을 주목했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발표가 거의 없는 가운데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가 낙폭을 줄이는 등 왔다 갔다 했다.

전날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속에 엔화에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브렌트유 상승과 국채 입찰을 앞둔 부담에도 3.06~3.08%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전장 종가 3.065%에서 변동 없이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지난주에 이어 배럴당 8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달러 지수(DXY)는 전장보다 0.13% 내린 93.59에서 거래됐다.

IG의 크리스 보샹 수석 시장 분석가는 "최근 달러 약세가 지난 몇 달간의 강세장의 정점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달러 과매도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과도하게 매파적이 아니더라도 달러가 다시 오르는 것을 상상하는 게 쉽다"고 강조했다.

유로화도 이탈리아 정치 불안 속에 10년물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수익률 격차가 173bp로 줄면서 달러화에 1.1829로 반등했다가 오름폭을 낮추는 등 오락가락했다.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이 지속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의 급등이 주춤해지는 숨 고르기 국면을 보였다.

지난 18일 공동 정부 운영안을 타결 지었던 이탈리아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이 연정 구성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총리 후보를 전날 결정했지만, 정부 구성의 최종 권한이 있는 대통령의 총리 신임 결정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상하원 지도자들과 이날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최종 결정은 이번 주 후반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8bp 내린 2.293%에서 거래됐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유로화가 1.1717달러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격차가 다시 213bp로 확대된다면 유로화가 1.15달러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G는 유로화의 약세가 멈춰진 것처럼 보인다며 유로화의 전술적인 반등 후에 다음날 나오는 FOMC 정례회의 의사록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FX 스트레지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유로화의 반등은 '숏 커버링'과 차익실현 이상의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유로-달러가 지난 두 달간 많이 빠졌기 때문에 추가 반등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운드화는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 총재의 매파 발언에 달러화에 한때 1.3490달러까지 올랐다가 내려섰다.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 등이 이날 의회에서 영국 경제가 1분기 부진에서 탈출하면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달 중앙은행은 연초 예고했던 것과 달리 1분기 성장 둔화가 일시적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 기다리겠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미 국채금리가 입찰 후에도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한미정상회담 소식 등으로 엔화에 낙폭을 소폭 확대했다. 유로화는 횡보했다.

전문가들은 2년물 국채 발행금리는 입찰 전 거래 수준보다 낮다며 괜찮은 수준의 수요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일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길만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통신장비업체인 ZTE(중싱·中興 통신) 제재 문제에 관해 합의하지 않았으며 ZTE가 경영진을 바꿔야 하고, 최대 13억 달러의 대규모 벌금 부과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 회담을 안 할 것"이라며 "6월에 (회담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모두 일제히 내림세로 전환해 마쳤다.

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한미 간 공조를 긴밀히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한꺼번에 일괄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 위원장은 비핵화가 이뤄지면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행복할 것"이라는 이전 발언을 되풀이했다.

이날 터키 리라화를 제외하고 신흥시장 통화들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리라화는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가 향후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신용등급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달러화는 터키 리라화에 대해 한때 4.6643까지 올랐다.

국제금융협회는 "우리는 지난 2월에도 터키 리라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고평가에 대해서 우려했다"며 "이후 두 통화는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나머지 신흥시장 통화에 대한 전염은 지금까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다음 날 나오는 5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물가가 2%를 계속 밑돌았다'를 '2%에 근접했다'로 언제 바꾸겠다는 생각을 보여주는 대목이 있을지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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