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브라질 최대 증권 중개사 XP인베스티멘토스가 런던과 뉴욕에서 아시아 외환(FX) 파생 데스크를 열고, 달러-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중개 영업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거래 비중이 높은 영국계 중개사인 아이캡 뉴욕 데스크 출신 브로커들을 전원 영입해 서울외환시장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2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최근 XP인베스티멘토스의 뉴욕 지사인 XP인베스트먼트의 페드로 실베이라 해외 비즈니스 총책임자와 다니엘 쿤하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 표진영 뉴욕ㆍ아시아 FX 파생 데스크 이사 등이 한국을 찾았다.





<왼쪽부터 데니얼 쿤하, 페드로 실베이라, 표진영(직함 생략)>

이들은 올해 7월 뉴욕과 런던에서 아시아 FX 파생상품 중개업을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동성이 비교적 풍부한 한국을 찾아 주요 은행 등 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났다.

XP인베스트먼트의 본사인 XP인베스티멘토스는 미국 뉴욕을 포함해 브라질 상파울로와 리우데자네이루, 미국 마이애미, 영국 런던, 스위스 제네바 등 총 6개 도시에 지사를 갖고 있다.

뉴욕과 런던 지사는 주로 기관 간 중개를 하면서 '인터딜러 브로커(IDB·inter-dealer bank brok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IDB는 채권 등 유가증권 외에 외환, 금, 단기자금 등 다양한 상품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설 거래소다.

금융기관 간 직접거래의 경우 거래과정에서 자사의 상품보유수준 등이 거래 상대방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증권사 등이 민간 IDB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XP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파생데스크의 주축이 아이캡 뉴욕 데스크에서 일했던 한국인 브로커들이라는 점이다.

뉴욕ㆍ아시아 FX 파생데스크 이사에 표진영씨를 영입하는 등 전직 아이캡 출신 브로커만 5명에 이른다.

XP인베스트먼트는 이들 인력을 십분 활용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특히 NDF 1개월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영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표진영 이사는 연합인포맥스에 "아시아·남미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로 서울환시 참가자들과 교류하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아시아 NDF 중에선 원화 거래가 제일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XP인베스트먼트는 향후 런던과 뉴욕 시장에서 NDF 1개월물과 스와프 물량을 합쳐 약 12억 달러 정도의 거래 중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화를 포함해 대만 달러,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등 아시아 통화 전반을 NDF 시장을 통해 거래할 예정이다.

현재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거래량은 아시아 NDF 거래량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아이캡 외에도 EBS, BGC, 트레디션 등이 주요 중개사로 꼽힌다.

XP인베스트먼트는 후발주자인만큼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 IT 기술에서의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페드로 실베이라 총책임자는 "300명 이상 직원들이 IT 개발자들인데 아시아 데스크에서도 새롭게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시작하려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에 함께 방한한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총괄인 다니엘 전략가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신흥국 위기로 한국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연초 이후 상황을 보면 여전히 자금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어 '신경을 써야 할' 정도지 '두려워 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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