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 규제 여파로 비수기인 6월 이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과 거래위축이 확실시됐다. 대량 입주와 함께 규제의 마지막 카드인 보유세 개편, 거시경제 여건 변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등이 시장침체를 전망하는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21일 현재 일평균 18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청약조정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부담금의 여파로 재건축 아파트값도 약세다. 지난주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대규모 입주 물량

올해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은 사상 최대치인 18만3천여세대다. 취약해진 매수심리에 늘어난 입주 물량은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을 예상하는 근거다. 재건축 부담금 증가로 사업성이 떨어지면 이주 가구가 줄어드는 데다 예정된 입주물량까지 가세하며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격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방에서부터 가격이 조정을 받기 시작해 입주물량이 많은 경기도, 이후 하반기에 서울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거래 절벽이라는 것이 수도권 위주의 입주 거래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지방 거래량은 더 침체한 상황으로 해석된다"며 "보유세 증세 등의 카드가 여전히 남아있어 지방 부동산 매크로가 개선될 여지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보유세 개편

보유세 개편은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정책 변수다. 정부가 다음 달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종합부동산세율은 건드리지 않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에서 100%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은 '주택시장 2018년 1분기 분석 - 최후의 카드 보유세 개편의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공정가액비율 인상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며 이 방안의 경우 법 개정도 필요 없고 종부세 대상자만 해당해 도입 절차가 간편한 데다 조세 저항도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봤다.

◇ 금리 인상

한국은행은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발을 맞춰 2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시장을 억누르는 기제로 작용한다.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으로 대출 여력이 줄어들었는데 대출 금리까지 높아지면 집을 살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금리로 활발했던 갭투자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연구원은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담대 잔액이 줄어든 대신 가계대출이 늘었지만 신DTI, DSR 도입으로 이러한 추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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