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바닷속에 잠겨 있는 거대한 빙산을 수면위로 들어 올리는 것이 금융당국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23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산업단지 한국기계거래소에서 열린 동산금융 활성화 간담회에서 "동산이 중소기업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인데 대출에 활용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동산은 없는 기업도 있지만 동산은 어느 기업이나 가져서 잘 활용되면 우리 경제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데다 경기 변동과 상관없고 부족한 신용을 보완해주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산금융을 활성화하려면 담보의 정확한 평가와 사후 관리, 원활한 매각이 필요하다"며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모니터링을 활용해 은행권 공동으로 감정평가 툴을 만들어 동산을 평가하고 실제로 얼마에 거래되는지 알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산담보 물량이 전문 매각 시장으로 이어지도록 민간 매각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수요자가 매각 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매각 정보를 활용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아울러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해 향후 3년간 정책금융 약 1조5천억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이 동산담보 대출 1조원을, 신용보증기금이 특례보증연계대추로 5천억원을 제공한다.

또 산업은행이 온 렌딩 특별계정을 통해 은행권에 매년 5천억원을 공급해 조달 비용을 내리고 대출 금리 인하를 끌어낸다.

은행의 건전성 가이드라인도 새로 마련해 동산 신용도에 맞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과 충당금 산정이 가능해지도록 한다.

최 위원장은 "기업은 창업 초기 3년간은 정책자금을 받고 7년 이후에는 자리를 잡아 은행 대출로 자금을 공급받는다"며 "3년에서 7년 사이가 이른바 '데스 밸리'로 문제인데 동산금융 활성화는 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도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여신 관리에 활용할 수 있어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동산금융 사후 관리에 도움을 주는 연관 분야도 육성돼 오는 2022년에는 관련 시장이 6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위원장은 "동산금융을 활성화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부동산담보처럼 규모가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며 기업과 은행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여신운용 체계를 개선하는 등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개선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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