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골드만삭스가 지난 1분기 트레이딩 실적을 개선한 데는 단 하루의 수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은 지난 2월 하루에 2억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투자은행 파생사업부문이 일반적으로 1년 내내 올릴 수 있는 수익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골드만은 미래 변동성 기대심리를 반영하며 소위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상품인 Cboe 공포지수(VIX)의 상승 포지션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5일 몇 달간의 거래 침체를 뒤로하고 VIX는 역대 하루 최대 변동폭인 116%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1% 빠지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나타난 결과였다.

이에 따라 골드만의 헤지펀드와 자산운용 고객은 VIX의 추가 상승 익스포저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은행은 대규모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번 수익은 은행 내 유동화 파생상품 그룹이 올린 것으로, 이들은 최근 수년간 거래 침체와 규제 환경 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의 이번 변동성 관련 베팅은 1분기 주식 트레이딩 수익을 38% 키우는 데 역할을 했다. 경쟁사인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의 수익 증가율을 넘어섰다.

골드만은 위험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베팅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 없이는 잡기 쉽지 않은 포지션이었다. 시장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면 대규모 손실에 직면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실제 이 은행은 지난해 원자재 트레이딩에서 잘못된 포지션을 잡아 적잖은 고생을 한 바 있다.

CNBC는 이번 수익과 관련,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아마도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성과를 염두에 두고 골드만의 트레이딩 사업을 변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당시 블랭크페인 CEO는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던 트레이딩 실적에 대해 "여기서 사업 확장을 피하는 것은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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