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는 되려 펀드 환매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수익률이 크게 좋아지면서 이 기회에 펀드를 환매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운용사는 5천억원이 넘는 자금 이탈을 겪기도 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는 삼성그룹주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27%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펀드가 21%였다.

테마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22.62%의 수익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이 훨씬 좋았던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이 전반적으로 수익률 호조를 보인 덕택이다.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평균 26%가량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기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9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도 컸다.

연초 이후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천800억원이 넘는다. 액티브 섹터 주식 펀드 전체에서 빠져나간 돈이 8천6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자금이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빠져나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가장 타격을 입은 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한투운용에서 연초 이후 유출된 삼성그룹주 펀드 자금은 약 5천400억원 수준이다.

이 운용사는 현재 1조9천억원 규모로 삼성그룹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사실상 업계 최고 규모다. 두 번째로 규모가 많은 동양자산운용은 삼성그룹주펀드를 기껏해야 300억원 정도 운용하는 데에 그친다.

이 같은 환매 쇄도에 운용사들은 주식 시장 활황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분위기다. 설정액 감소로 운용 보수가 줄어들어 회사 전체로는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연초 이후로 주식 시장이 좋다고는 하나 공모펀드에서는 1조원 이상 자금이 이탈해 종합자산운용사들의 분위기는 오히려 흉흉하다"며 "운용보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여러 가지 컨셉으로 새 펀드를 내놓고는 있지만 추가 유입도 뚜렷하지 않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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