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컴퓨터 중심의 자동화가 금융 시장에 편리함을 선사했지만 위기 시 사태를 악화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3일(미국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컴퓨터 트레이딩이 다음 시장 폭락 때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의 찰스 히멜버그 글로벌 리서치 공동 헤드는 보고서에서 "자동화된 초단타매매 세력이 펀더멘털에 대한 고려 없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며 "시장이 압박받을 때 잘못된 선택을 피하려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까닭에 최근 들어 시장이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고 자본으로 속도가 높아지는 데 따른 리스크가 있다"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가 복잡한 정보를 처리할 수 없으므로 다음 위기가 닥칠 때 유동성이 놀라울 정도로 말라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 위기 이후 나타난 강세장에서 컴퓨터 트레이딩이 제대로 된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고 히멜버그 헤드는 지적했다.

그는 지난 2월 5일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치솟았고 2016년 10월 6일에는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했다며 2014년 10월 15일에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했는데 더 큰 시장 움직임의 전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히멜버그 헤드는 "순간폭락이 빈번해지는 것은 중요한 조기 경보일 수 있다"면서 "현재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단타매매가 급성장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간 시장의 취약성이 심화했는데도 변동성이 작은 상황이 계속된 탓에 과소평가된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화된 거래는 막대한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므로 시장 하락기에 쉽게 막대한 손실을 보고 유동성을 급하게 회수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히멜버그 헤드의 주장이다.

그는 "앞으로 순간폭락이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규모가 큰 시장도 유동성의 질을 자신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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