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기업 간의 이익갭이 30년래 최대로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은 MSCI미국 지수와 유럽 지수에 각각 상장된 기업 간의 주당순이익(ESP) 차이가 30년래 최대로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지난 2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미국을 앞질렀음에도 기업들의 실적은 이 같은 성적을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유로화 강세, 미국의 대규모 세금감면, 미국계 대형 기술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 등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UBS의 카렌 올니 유럽 테마주 담당 헤드는 지난 한 해 동안 유럽 기업들의 이익은 좋았지만, 미국은 더 강력했다고 전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주당 이익은 최근 분기에 25%가량 상승했으나 스톡스 유럽 6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주당 이익은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미국 기업들의 78%가 기대를 웃도는 주당 수익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년래 가장 긍정적인 결과다.

유럽 기업들은 43.5%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2015년 대비 비율은 더욱 낮아졌다.

유럽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유로화가 2017년 초부터 2018년까지 15%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스톡스유럽 6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은 수익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이 때문에 유로화 강세는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

또 미국계 기술 기업들의 폭발적 성장도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4분의 1가량이 기술 부문에 속한 기업으로 미국 기술 기업의 90%가량이 이번 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스톡스유럽 600 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기술 기업은 4.7%에 그친다. 이 때문에 최근 기술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도 전체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UBS의 올니에 따르면 기술 기업과 은행 등을 제외할 경우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 격차는 크게 줄어든다.

이는 은행들의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와 초저금리로 상대적으로 수익성 회복에 시일이 걸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이익갭에도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0.9% 올랐고, S&P500지수는 2.2%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0.7% 오르는 데 그쳤다.

일부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분기 내에 유럽 기업들의 실적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가 이달 들어 달러화에 3.1%가량 하락하면서 유로화 강세에 따른 실적 부진은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이 유로존의 경제 지표가 부진한 것은 부담이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에릭 프리드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많은 유럽 경제 지표들이 약화하고 있다"며 최근 유럽 주식에 대한 포지션을 줄였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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