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2천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 구매에 나서더라도 미국은 이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에 2천억 달러의 흑자 감축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무리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23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로체스터공과대학의 아미트라지트 바타비알 교수는 "중국이 상품을 더 구매해 미국의 적자를 2천억 달러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의 근본적 문제는 미국이 중국이 살 상품을 충분한 수량으로, 빨리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미국이 생산력의 한계선(frontier)에 도달했거나 거기에 매우 가깝다고 본다"며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중국으로의 상품 수출을 크게 증가시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항공기나 대두를 유럽에 파는 대신 중국으로 보낸다면 미중 무역 적자는 줄겠지만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서는 (적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타비알 교수는 미국인들이 사는 중국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값싼 소비재라서 미국의 수입을 줄이는 방향도 무역 적자 개선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문 브리지파크 어드바이저스는 "미국이 생산하거나 보유한 마지막 대두까지 모두 중국에 판다고 해도 2천억 달러의 일부만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대두 뿐만 아니라 보잉의 항공기나 포드의 트럭도 마찬가지며, 중국이 2천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을 추가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실업률이 4% 이하인 상황에서 이를 만족시킬 만큼의 추가 생산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CNBC는 또 미국 경제가 확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무역 적자가 반드시 나쁜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비스 무역 수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미국은 중국에 368억 달러의 서비스무역 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상품 무역 적자는 3천750억 달러로 훨씬 크다.

조지메이슨대학의 크리스틴 맥대니얼 선임 리서치펠로우는 "분야별로 본다면 중국이 그(2천억 달러 감축) 수준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제품들을 더 사들이면서 다른 나라로부터는 (수입을) 줄일 것"이라며 "다른 것은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면 다른 국가로의 수출이 감소할 뿐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항공기, 자동차, 반도체, 원자재 등을 더 수입해 무역 흑자를 1천억 달러의 줄이는 일은 가능성이 있다(plausible)고 말했다.

그러나 2천억 달러의 흑자 감축은 불가능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의 제프리 프랑켈 이코노미스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08년 이래로 하락하고 있으며, 현재는 국내총생산(GDP)의 1%로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시장 원리를 무시하는 협상보다는 관세 철폐나 비관세 장벽의 완화, 지식재산권 보호 등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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