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금융회사 10곳 중 7곳의 신용평가를 보수적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분기 신용평가가 완료된 63개 금융회사 중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높은 회사가 50개사로 전체의 73%를 차지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금융회사는 최종등급이 1노치(notch) 높았다.

2노치 높은 회사는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한국캐피탈, 하나에프앤아이 등 4개사로 6.4%를 나타냈다.

나머지 13개(20.6%) 금융회사는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와 같았다.

특히 은행 11개사 중 9개사(81.8%)는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고려돼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 높았다. 2개사(18.2%)는 2노치 높았다.

20개 증권사 중에선 8개사(40.0%)가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와 동일했다. 12개사(60.0%)는 금융지주회사와 대주주의 책임부담 가능성 등이 고려돼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전체(7개사)와 할부리스사 일부(16개사, 76.2%)는 주요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의 자회사란 점이 부각돼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 높았다.

한편 72개 일반기업 중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와 동일한 회사는 48개사(66.7%)로 조사됐다.

최종등급이 1노치 높은 회사는 22개사(30.5%), 1노치 낮은 회사는 2개사(2.8%)였다.

22개사(41.5%)는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어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 높았다.

현대오일뱅크와 두산의 경우 대규모기업집단의 주력 계열사로서 타 계열회사에 대한 지원 부담으로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오히려 1노치 낮았다.

최종등급과 자체 신용도 간 등급에 차이가 발생한 비율은 금융회사(79.4%)가 일반기업(33.3%)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회사는 계열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반영되므로 최종등급이 자체 신용도보다 높은 경우(79.4%)가 대부분이지만, 일반기업은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주로 반영되고 우량회사 위주로 회사채 발행이 집중되므로 최종등급과 자체 신용도가 동일한 경우(66.7%)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분석한 결과 자체 신용도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최종등급을 기준으로 발행금리와 유통금리가 결정되는 시장 관행에 따라 자체 신용도 공시가 기업의 자금조달금리 상승 등 자금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는 얘기다.

자체 신용도는 올해부터 민간 금융회사와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전면 공시 제도가 시행됐다.

금융회사와 일반기업이 발행한 무보증사채가 대상이며, 후순위채권이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도 무보증채에 해당하면 공시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신용도 전면 공시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최종등급과 자체 신용도 간 차등요인의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을 통해 등급산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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