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소득 하위 20%(1분위)의 명목 소득이 급감하면서 소득 분배지표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16분기 만에 가장 높은 3.7%를 나타냈다.

24일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평균 소득은 476만3천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 늘었다.

2인 이상 가계의 명목 소득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금액이다.

명목 소득은 2015년 3분기 이래 10분기 연속 0%대 증가율을 보였다가 지난해 3분기 2.1%, 4분기 3.1%로 소득 증가율이 커지고 있다.

3.7% 증가율은 2014년 1분기 5.0% 이후 1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기도 하다.

명목 소득 가운데 경상소득은 7.5% 늘어난 472만1천 원, 비경상소득(경조·퇴직수당·실비보험 등)은 79.2% 감소한 4만2천 원으로 집계됐다.

경상소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320만5천 원으로 1년 전에 견줘 6.1% 많아졌다. 2012년 4분기 7.3% 이래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사업소득은 5.7% 많은 90만5천 원, 이전소득은 19.2% 늘어난 59만 원이었다. 재산소득은 3.4% 증가한 2만2천 원으로 집계됐다.

실질소득도 2014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은 2.4% 증가율을 나타냈다.

2016년 3분기부터 마이너스(-) 증가율에 그쳤던 실질소득은 지난해 4분기 1.6% 늘어난 데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반면, 소득 분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상위 20% 처분가능소득(5분위)을 하위 20%(1분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5분위 배율은 5.95배를 나타냈다.

2003년 이래 가장 분배지표가 좋이 않았다. 지난해 1분기 5.35배에서는 0.6 나빠졌다.

1분위 가계소득은 128만7천 원으로 8.0%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이래 소득이 가장 많이 줄었다. 근로소득은 47만3천 원으로 13.3% 적어졌다.

5분위 가계소득은 1천15만2천 원으로 9.3% 늘었다. 근로소득이 765만2천 원으로 12.0% 증가했다. 사업소득은 17.3% 증가한 167만1천 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린 영향에 저소득층이 해고를 당하고, 이 때문에 소득분배지표가 악화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규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여러 연구기관, 전문가들과 상의하지만, 최저임금 영향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도 국장은 "1분위에서 7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이 1년 전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이례적으로 증가했다"며 인구구조 변화를 소득 분배 지표 악화의 원인으로 판단했다.

또 1분위에서 무직과 일용직 비중도 늘어난 점을 분배지표 악화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무직은 고령화에 따라 은퇴를 한 경우가 있고, 근로소득이 없다"며 "절대 소득이 낮은 일용직은 작년 하반기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영향에 도소매·숙박 등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5분위 소득이 늘어난 것은 작년 기업 실적이 좋아 상여금을 많이 받은 덕분이라고 정부는 판단했다.

도 국장은 "5분위 근로소득은 작년에 기업체의 당기 순익이 증가했다"며 "대기업 임원 등은 올해 1분기에 보너스 급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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