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간밤 북·미 정상회담 취소로 증시에 단기 하락 압력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재개 가능성을 남겨뒀고, 북한도 즉각 성명을 내고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서한을 보내 6월 정상회담의 취소를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슬프게도 김 위원장이 최근 성명에서 보여준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나는 이번에 오랫동안 계획한 정상회담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로 증시에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했던 대북 관련주들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인 사안이라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보게 되면 취소한 건 명백한 사실로, 대북경협주 쪽이 장 초반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요일이니까 부담 심리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북미 정상회담 취소가 증시에 단기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남북경협주 등이 특히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 대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 환율, 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 리스크 요인이 반영될 수 있어 일정의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며 "대북관련주,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던 종목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재개 가능성을 남겨두면서 북한과 미국 간 이견을 조율하는 협상 과정의 하나라는 해석도 나오는 만큼 코스피 지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비핵화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카드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핵 실험장 폐쇄 직후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회담을 취소한 것은 정치적 목적이 다분하다"며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초강수로, 경협 재개 기대감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김 센터장은 "언제든지 뜻이 있으면 연락을 해달라는 표현이 있단 걸 봐서는, 종료보다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 정부 대응이 나오면 증시 내리는 것도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원화약세로 IT 등 수출주가 어닝이란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북한 이슈가 펀더멘털한 영향이 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게 되돌림이 되는 것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코스피 실적이 좋기 때문에 이들 종목이 뒷받침을 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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