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북미 정상회담 무산으로 국내 주식 시장에서 일시적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 협상의 여지를 남겨둬 한반도 평화모드의 판 자체가 깨지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의 경우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으나, 국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쉽게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A 연기금 CIO는 25일 "미국 증시가 북미회담 취소로 하락했으나 마감 무렵 하락 폭이 줄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반응 관련 기사를 봤는데 완전히 판을 깨는 것 같지는 않았다"며 "외국인이 남북 화해모드 때문에 대규모로 증시에 들어온 것도 아니어서 반대의 경우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B 연기금 CIO는 "남북경협주 등에서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으나 규모가 클 것 같지는 않다"며 "충격은 있겠지만, 미국 중간 선거 등도 있으므로 미국이 쉽게 정상회담 카드를 버리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서한을 보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했으나,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를 달라고 해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북한은 북미회담 취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기금 CIO들은 국내 금리의 경우 북미 정상회담 이슈보다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정책금리 차, 국내 경기 회복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B 연기금 CIO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경제 상황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금리를 올리면 큰일 난다"라며 "민간대출이 많은 상황이고, 금리를 올리면 산업 충격이 클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도 급하게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도 하반기 한 번 정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C 연기금 CIO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며 "금리를 국내 경기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정책금리를 섣불리 올리면 국내 시장 충격이 클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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