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확대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미국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서한을 보내 6월 정상회담 취소를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슬프게도 김 위원장이 최근 성명에서 보여준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나는 이번에 오랫동안 계획한 정상회담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도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깨질 경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내부에서 있었다"며 "다만 이렇게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북한 위험 확대는 채권시장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 8월 북한과 미국이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격화되자, 외국인은 단기 국채선물을 투매하는 양상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8일 북한을 향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에 '괌 포위사격 검토'를 언급하며 맞대응했다.

기준금리가 너무 낮다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도 일부 작용했지만, 북한 지정학적 위험 확대가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참가자들의 판단이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 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8월 9일 1만2천여 계약에 이어 10일(1만7천여 계약)과 11일(1만여 계약)에도 3년 국채선물을 1만 계약 넘게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현재로써는 과거처럼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약세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입장을 보면 아직 회담 재개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며 "어제 뉴스 나왔을 때 느꼈던 것처럼 극단적 상황으로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북한 이슈가 채권시장에는 외국인의 채권 매도 등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이러한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며 "일시적이고 단발성 이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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