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 검토에 제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이 트럼프의 허풍보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추가 무역마찰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라는 더블 펀치가 있었음에도 간밤 미국 증시 하락세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우 지수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여파로 한때 1% 넘게 밀렸으나 트럼프가 회담 진행 가능성을 열어놓자 급속히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 섹터에 끼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도이체증권은 "관세 가능성이나 내용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정책 영향이 아직 불분명한 상황에서 미 자동차 주가 반응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정권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에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시장이 과격한 발언이나 위협을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을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존스 트레이딩의 요제프 아바지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 정권은 강경한 수단을 발표하고 그 후 스탠스를 완화하는 방법을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장기 채권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와 기업에 끼치는 영향에 시장이 더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24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리스크 회피 분위기로 2.97%대에 마감했지만 이달 중순 3.12%대를 터치한 이후 3%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6월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양호한 미국 경기와 고용 상황을 배경으로 한 금리 인상은 건전하지만,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 몇 달간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미 주택시장에서는 그 영향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미국 국책모기지 회사 프레디맥이 24일 발표한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4.66%로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4월 기존주택판매는 546만 채로 전월 대비 2.5% 줄었고, 앞서 23일 발표된 신규주택판매와 모기지 신청 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장기 금리 상승에 따라 자동차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주택시장이 부진에 빠지면 미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며, 트럼프의 자유분방한 언동 뒤에서 조용히 커지고 있는 미국 경제 불안요소에 투자자들이 응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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