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재개 후 25일 오전 홍콩서 최대 14% 추가 하락..시총 13억 弗 증발

블루 오라클 "명품 아닌 중간 브랜드..차입 인수-편법 회계로 성장 부진 은폐"

샘소나이트 "일방적 오도..회사 신뢰 떨어뜨리려는 의도" 소송 가능성 경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세계 최대 짐 가방 메이커인 미국의 샘소나이트가 회계와 거버넌스에 대한 월가 쇼트 셀러의 신랄한 공개 비판 충격으로 25일(이하 현지시각) 주식 가격이 2거래일 째 크게 떨어졌다.

샘소나이트 주식은 회사 요청으로 거래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후 홍콩에서 25일 오전 최대 14% 하락한 26.35홍콩달러(약 3천623원)를 나타냈다.

주식은 전날 늦은 오전 거래에서도 최대 12.2% 하락해, 29.90홍콩달러를 보였다.

이로써 2거래일 째 큰 폭 하락이 이어지면서 시가 총액이 지난 23일 이후 13억 달러(약 1조4천24억 원)가량 증발해, 약 48억 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샘소나이트 주식은 지난 4월 4일 38.60홍콩달러로 최근의 정점을 기록했다.

주가 폭락은 월가 신생 쇼트 셀러 블루 오라클 캐피털이 샘소나이트 회계와 거버넌스에 직격탄을 날리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보고서는 "샘소나이트가 프리미엄 명품인 척하지만, 실상은 중간 브랜드에 불과하다"면서 "따라서 중간층 상품들과 비교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특히 백팩이 유명한 투미 브랜드도 인수해 운영해온 샘소나이트가 차입에 과다하게 의존하는 인수와 수익 마진을 부풀리고 매출을 '마사지'하는 편법 회계로 성장 둔화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샘소나이트는 24일 밤 낸 성명에서 블루 오라클 비판이 "일방적으로 (상황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또 블루 오라클 견해가 샘소나이트 주주들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것이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를 가졌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외신은 블루 오라클이 아시아-태평양의 몇몇 기업을 공격했던 글로커스 리서치를 공동 창업한 美 텍사스 거점 쇼트 셀러 소렌 안달에 의해 이달에 설립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샘소나이트는 지난 1분기 수익이 연율 18.6% 증가한 4천390만 달러(약 473억7천300만 원)를 기록했다고 지난주 밝혔다.

분기 순 매출은 21.1% 늘어난 8억8천820만 달러로 집계됐다.

샘소나이트는 매출 총이익이 3월 말 현재 56.5%로, 한해 전의 55.3%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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