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레인지에 갇히면서 딜링룸마다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출입기업이나 역외 투자자의 실물량이 없는 포지션플레이는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달러-원 스팟딜러들은 "이렇게 꽉 막힌 레인지 장세는 오랜만에 본다"며 "방향성 베팅으로 돈 벌 생각은 접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올해 1,054.00원에 저점을, 1,098.6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적인 거래범위는 1,065.00~1,085.00원 사이의 2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북한 리스크, 미국 국채금리 상승, 평창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부터 북미정상회담 취소까지 달러화 방향성을 이끌 모멘텀이 꾸준히 등장했지만 빠르게 식었다.

◇달러-원, 레인지 고착화에 스톱장세 지속

"레인지 방향을 잘타면 이런 장에서도 수익을 내겠죠. 하지만 요즘 은행들은 작은 손실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마이너스인 상황을 오래 견디기는 어려워요"

한 외환딜러는 레인지 장세에서 외환딜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레인지 장세는 통상 한쪽으로 갔다가도 단기간에 반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은행 딜링룸의손익 관리는 그리 녹록치 않다는 설명이다.

오랫동안 외환시장의 파고를 겪어온 베테랑 딜러라고 해서 상황이 다르지는 않다.

다른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레인지가 고착화되면서 차트상으로 1,080원대가 뚫리면 위로 열리는 모양새지만 1,080원대가 보이면 수출업체들이 어김없이 달러매도에 나선다"며 "전통적으로는 역외가 바이, 역내가 셀 우위인 시장이었지만 요즘은 개장초 달러화가 내리면 저점 매수에 나서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롱이 힘을 받아 이월롱을 유지하면 다음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3원 이상 빠지고, 그래서 롱스톱을 하면 장중에는 더 하락하지 않고 꾸역꾸역 오르는 식의 반복적인 스탑 장세에 지친 딜러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위안-원, 개장 10분 지나도 체결안돼

위안-원 환율도 만만치 않다.

지난 4월부터 168.00~1,71.50원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위안-원 환율은 기업 실수요도 부족하고, 거래도 많지 않아 더욱 돈이 안된다고 딜러들은 말했다.

외환당국의 지원에 마켓 메이킹을 하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거래를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달러-원 환율이 밤사이에 많이 움직이면 개장초 위안-원 환율은 거의 정지상태나 다름없다.

전일 위안-원 환율은 개장한지 10여분이 지났음에도 매수, 매도 호가만 나오고 체결가가 나오지 않았다.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 환율을 동시에 봐야 하기에 섣불리 거래하면 손실을 보기 십상이다.

가격이 좋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고 지켜보는 편이 유리한 셈이다.

그나마 중국계은행 중심으로 상위권 점유율을 보이면서 거래가 되는 정도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어떤 날은 20분이 지나도 체결가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며 "초반에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크면 호가가 벌어져 체결이 잘 안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위안-원 거래는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거래를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라며 "크게 움직이지 않고, 호가가 벌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돈을 벌려면 유로나 엔화를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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