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관여(engagement)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얀 에릭 사우게스타드 스토어브랜드(Storebrand) 대표는 25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해외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본 국민연금의 기업관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와 문제기업 경고 서신, 경영진과의 대화 등 기업관여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자금의 주인인 국민, 고객의 이익을 위해 주주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사우게스타드 대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와 책임투자 강화를 위해 수탁자책임위원회 또는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추진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윤리위원회' 사례를 들며 "국민연금도 위원회 설립부터 운영하는 전 과정에서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을 일관되게 확보하는 일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스토어브랜드는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자산운용사로, 현재 약 890억 달러에 달하는 개인연금을 운용 중이다. 우리나라의 100개 이상의 기업과, 1조3천3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스토어브랜드는 사회책임투자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 최초 그린 본드(Green Bond)를 발행했다.

사우게스타드 대표는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는 석탄과 작별하고 있고, 한국도 에너지 전환을 선언했다"며 "이제 국민연금도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토어브랜드는 2013년 매출액의 30% 이상을 석탄 산업에서 내는 기업에 대한 금융투자 철회 의사를 밝혔다.

석탄 발전에 대한 금융지원 투자 철회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아시아 금융기관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일본 최대 보험사인 니폰라이프를 비롯해 일본의 대형 생명보험사 다이이치생명보험 등은 석탄발전소에 대한 금융투자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우게스타드 대표는 지속가능한 투자가 환경만을 위한 당위적 선택이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석연료가 없는 펀드(fossil free fund)의 수익률은 2016년 도입 이후 거의 40%에 가깝다"며 "화석연료 및 이와 연관된 시설은 좌초 자산이 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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