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정상회담 취소 이후 북한과 미국 간 정세를 주시하는 가운데 혼조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55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26포인트(0.32%) 하락한 24,732.5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53포인트(0.28%) 내린 2,720.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9포인트(0.07%) 상승한 7,429.72에 거래됐다.

시장은 북미 정상회담의 갑작스러운 취소 이후 북한 관련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급락세를 나타낸 국제유가도 주요 변수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전격으로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내놓은 공격적인 성명 등 적대적인 자세를 회담 취소의 이유로 꼽으면서 북한에 생각이 변하면 언제든 알려달라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회담 취소 발표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전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온건하고 생산적인 성명을 받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조만간 볼 것"이라며 "길고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아침 "북한과 대화 중"이라며 6월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북미 간 대립보다는 대화와 협상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행정부가 다음 주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양국 관계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뉴욕증시는 이런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크게 불안해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주요지수는 전일에도 회담 취소 발표 이후 큰 폭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대부분 회복한 바 있다.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하고 있는 점도 주요 변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6월 회의에서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오전 배럴당 68달러대까지 밀려났다. 3% 가까운 내림세다.

에너지 관련 주가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하락은 하지만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는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전문 쇼핑몰 풋라커 주가가 전분기 실적 호조로 12% 급등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약 480만대의 리콜 소식으로 2.5%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4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

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5% 감소였다. 변동성이 큰 민간 항공기 수주가 29%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도 98.0으로 시장 전망치 98.8보다 부진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헌팅턴 프라이빗 뱅크의 존 어그스틴 수석 투자 담당자는 "북한 관련해서 여전히 의문이 많다"며 "주말 동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연휴 이후인 화요일까지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시는 다음날부터 주말과 '메모리얼 데이' 연휴로 사흘간 휴장한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03% 내렸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83% 하락한 68.71달러에, 브렌트유는 2.35% 내린 76.9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0.0%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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