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관련된 긴장 완화 등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3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27엔보다 0.10엔(0.0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6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24달러보다 0.0055달러(0.47%)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6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11엔보다 0.47엔(0.36%) 낮아졌다.

시장은 유럽발 지정학적 위험, 미국의 무역협상 영향,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 뉴욕증시와 유가 동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달러화는 연휴를 앞두고 엔화에 강보합세로 출발한 뒤 미 지표 부진에 반락했다가 북미 긴장 완화로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

이날 달러 지수(DXY)는 한때 94.2410까지 상승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들어 2.6% 올랐으며, 2주 연속 상승했다.

전날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무역 갈등 재고조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내렸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은 주말을 낀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앞두고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했다.

유로화는 이탈리아에서 포퓰리즘 정부가 탄생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27주 최저치인 1.1646달러까지 밀렸다.

이날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6.1bp 내린 0.405%에 거래됐다.

반면 같은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5.5bp 상승한 2.452%에서 움직였다. 양국 국채수익률 차이는 11.6bp 벌어진 205bp에 달했다.

이날은 스페인에서 정치 불안도 가세, 유로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야당인 사회당(POSE)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여당인 인민당 소속의 라호이 총리 전임 보좌진들이 뇌물 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따른 대응이다.

전략가들은 이탈리아 총리가 결정되면서 향후 어떤 내각을 꾸릴지와 이와 관련 의사소통이 없는 점이 다시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유럽의 정치 위험 확대가 유로화를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불안은 전날보다는 완화돼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를 줄였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려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지만, "언젠가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을 만나기를 매우 고대하고, 전화하거나 편지를 달라"고도 언급, 개최 여지를 열어뒀다.

이에 대해, 북한 측도 예전과는 다른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불안을 덜어줬다.

김계관 제1부상은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담화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면서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는 다시 북한과 현재 대화를 진행 중이며 6월 12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입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에 세계 각국이 반발하면서 무역 긴장은 지속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수입품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할 것을 상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 통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ZTE는 상당한 벌금과 경영진 교체 등의 조처를 하기로 했으며 관련 사안이 미 의회에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FXTM의 루크맨 오투누가 분석가는 "달러화는 파월의 발언이 매파적이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다른 나라와의 금리 차이는 달러에 우호적이고, 6월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오투누가는 "달러 강세는 당분간 시장의 주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주제로 연설했으며, 금융시장, 금리, 경제 전망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미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지난 4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제품) 수주는 민간 항공기 수주 감소 영향으로 줄었지만, 기업 투자를 보여주는 지표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미 상무부는 4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5% 감소였다.

4월 내구재수주는 변동성이 큰 민간 항공기 수주가 29%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4월까지 누적 내구재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6% 증가했다.

기업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4월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2월에는 1.8% 늘었다가 3월에는 0.1% 감소했다. 4월 개선세는 기업들이 세법변경에 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5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악화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8.0으로 전월 98.8보다 하락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도 98.8이었다. 시장 전망 집계치도 98.8이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2.7%에서 2.8%로 올랐다. 예비치는 2.8%였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 2.5%와 같았다. 예비치도 2.5%였다.

미시간대 소비자 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소비자들은 실업률이 낮은 상황을 유지할 것을 봤지만, 소득 증대에 대한 기대는 지난달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구재나 자동차, 주택의 가격 할인에 대한 언급도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금리 상승과 더불어 소비 증가율이 2.6%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엔화에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횡보했다.

전략가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관련 소식도 챙겼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이맘 아그다시 전략가는 "이달 NAFTA 협상이 타결될지 미지수"라며 "몇 주 전만 해도 낙관론이 있었지만, 멕시코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 낙관론이 약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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