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의 급락과 북한 및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25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67포인트(0.24%) 하락한 24,753.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43포인트(0.24%) 내린 2,721.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43포인트(0.13%) 상승한 7,433.8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갑작스러운 취소 이후 양국 간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과 이탈리아 등 유럽의 정치 불안에도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6월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를 전격으로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확산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이후 한결 완화된 발언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다.

김계관 제1부상은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담화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면서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으로부터 온난하고 생산적인 성명을 받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 현재 대화를 진행 중이며, 6월 12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내놨다.

양국이 대립 상황으로 치닫기보다는 향후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북한 관련 불안이 다소 완화됐지만, 국제유가가 4% 이상 급락한 점은 에너지 주를 중심으로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에서 산유국이 증산을 협의할 것이란 발언이 쏟아지면서 유가가 급락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주요 산유국들이 조만간 산유량 제한 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산 합의 종료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점진적으로 산유량을 늘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쿠웨이트와 셰브런이 운영하는 유전의 생산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유전은 하루평균 50만 배럴 생산하던 곳으로 약 3년 전부터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저널은 사우디가 증산을 준비하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이날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장보다 4% 급락했다.

유가 급락 여파로 에너지주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에너지 셀렉터 섹터 ETF(XLE)'는 장중 3% 떨어지기도 했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 등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이날은 스페인의 제1야당인 사회당(POSE)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라호이 총리 전임 보좌진들이 뇌물 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따른 대응이다.

스페인 IBEX 35지수는 이날 1.7% 하락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엑손모빌 주가가 2%가량 하락했고, 셰브런이 3.49% 내렸다.

반면 스포츠 브랜드 전문 쇼핑몰 풋라커 주가는 20% 넘게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2.61% 급락했다. 통신분야도 0.59% 내렸다. 반면 부동산이 0.45% 상승했고, 임의 소비재 분야는 0.19% 올랐다.

한편 다우지수는 이번 주 0.15% 올랐다. S&P500지수는 0.31% 높아졌고, 나스닥은 1.08%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4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1.5% 감소였다. 민간 항공기 수주가 29%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8.0으로 전월 98.8보다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불확실성 등에도 주가가 지지력을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카운트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클 O.루크는 "지정학적 뉴스는 명확히 부정적인 것"이라면서도 "증시는 역풍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35% 상승한 13.2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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