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개인 주식투자로 수백억원의 자산가가 된 '슈퍼개미' 백지윤 씨가 투자자문사를 만들었다. 자신이 투자하며 쌓은 비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함으로, 지난 3월 블래쉬(BLASH)투자자문을 설립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백 회장을 만났다.

백 회장은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재야에서 개인투자자로 성공해 많은 부를 쌓았기 때문에 은퇴해도 된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젊고, 주식시장에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남아 있다고 생각해 자문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투자를 통해 자산 대부분을 쌓았다. 그가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것은 대학생이던 1998년부터다. 당시 받았던 용돈과 이후 직장생활을 하며 받은 월급을 모아 투자를 했고, 약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자산이 수백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는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1998년은 정보기술(IT)붐이 불던 때라 웬만한 인터넷 관련주들은 며칠씩 상한가를 기록했던 시기"라며 "그때 돈을 많이 벌었지만,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손해를 많이 봤고, 증권사를 다니다 전업투자로 전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 20여 년간 주식투자를 하면서 많은 부를 쌓았지만, 이 과정이 항상 순탄하지는 않았다"며 "직접 쌓은 비법을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친분이 있던 정상윤 전 아이포스투자자문 대표와 의기투합해 지난해 11월부터 회사 설립에 착수했다.

개인투자자였던 만큼, 개인투자자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것이 블래쉬투자자문의 강점이다. 이 때문에 블래쉬투자자문은 기본 운용수수료를 받지 않고, 성과보수만 받는다. 고객이 수익을 내야지만, 회사도 돈을 버는 구조다.

그의 투자철학은 회사명에서도 드러난다. 사명 '블래쉬'는 Buy Low And Sell High의 약자다. 즉, 싸게 사서 비쌀 때 팔자는 것이다.

그는 "주가가 왜 오르고 내릴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기업 주가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급과 차트가 아니고, 결국 주가는 기업가치에 수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기업탐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백 회장은 "한 종목을 발굴하면 시장에서 그 기업가치가 인정받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보유한다"며 "이런 인내심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확신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 탐방을 통해 업종 및 회사에 대한 데이터를 쌓고, 직원들과 의견을 교환해 투자전략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1주일에 두세 번은 직접 기업탐방을 다닌다. 직원들은 하루에도 2~3곳을 방문한다.

최근에는 기업의 성장 연속성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당장 이익을 내는지보다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인지를 고민하고, 대주주가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게 본다

백 회장은 "기업이 상장됐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를 받아 그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겠다는 것이지만, 상장사임에도 여전히 대주주의 개인회사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기관투자자들의 기업 감시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지금은 신생사이지만, 블래쉬투자자문이 앞으로 더 성장하면 기업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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