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건설업계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뒤따를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데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은 다른 건설사와는 살짝 다른 이유를 지니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북한과 미국이 의논 중인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는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 마리나베이 센즈호텔, 센토사섬 등 3곳이다.

쌍용건설은 이 중 마리나베이 센즈 호텔과 센토사 섬의 W호텔 등 2곳을 시공했다.

마리나베이 센즈 호텔은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망대를 보유한 곳으로 쌍용건설이 단독 시공한 곳이다. 호텔을 소유한 샌즈 그룹의 아델슨 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후원자 중 한사람으로 알려졌다.

W호텔은 리조트와 6개의 호텔이 들어선 휴양지 센토사 섬에 자리잡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들어선 지하1층 지상 7층 규모로 쌍용건설이 지난 2012년 준공했다.

쌍용건설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와의 인연 때문에 주목받는다면 대우건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이 배경이다.

대우건설은 과거 대우그룹 시절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과 합작해 국내에 7곳 3천264세대의 트럼프월드를 건설했다.

서울 여의도에 트럼프월드 1, 2차, 용산에 3차가, 부산 해운대구에는 트럼프월드 센텀 1, 2차, 트럼프월드 마린 등 곳이 들어섰다. 대구에도 트럼프월드 수성 1곳이 있어 서울, 부산, 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사업장에서 트럼프 브랜드 사용은 지난 2004년 6월 착공한 트럼프월드 센텀2차로 끝났지만 미국에서는 공동사업도 진행한 이력이 있다.

미국 뉴욕에 들어선 72층 규모의 트럼프월드타워는 3억6천100만 달러의 사업비가 투입됐는데 대우건설은 단순 도급이 아닌 파트너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지난 1997년 시작돼 2004년 마무리됐지만 대우건설이 트럼프측과 사업수익을 정산한 시점은 지난해 무렵으로 최근까지도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미 수교와 함께 미국 기업이 북한의 각종 인프라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면 국내 건설사를 파트너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우건설과 트럼프 대통령의 인연이 주목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역사적 명소로 남는 만큼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사가 시공한 곳이 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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