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자기 집에 살면서 거주 외 주택을 한 채 보유한 가구가 전 연령층에서 늘었으며 60대의 경우 증가 폭이 컸다.
<출처: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임대수수료 등 주택의 장기 수익률이 웬만한 금융상품보다 높아 안정적 투자처로 주택이 선호되고 있고 고령층이 노후 대비 투자 수단으로 주택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60대에서 자가 가구가 줄고 거주 외 1주택을 보유한 자가 가구가 많이 늘었는데 60대 중 여력이 있는 가구들이 여유 자금을 상당수 거주 외 주택에 투자한 정황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가계부채도 늘고 있다.
전체 가계부채 중 60대 이상 비중은 2012년 19.0%에서 2017년 24.4%로 늘었고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임대보증금 부채는 7.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하나금융경영연구소>
문제는 생애주기상 소비를 늘려야 할 고령층이 주택 관련 부채를 안고 있으면 소비 위축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 주택가격이 하락했을 때 다른 연령대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3월호의 '최근 가계 저축률 상승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최근 몇 년간 소비성향 하락폭은 고령층에서 더욱 뚜렷하며 주택투자와 차입 확대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나라 고령층이 다른 연령층보다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 유동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며 "깡통주택 위험도 집주인이 고령층인 임대가구에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유동화할 수단이 더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현재로는 주택연금 외에는 마땅한 상품이 없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1주택자, 주택가격 9억원 이하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고령 가구의 실물자산 의존도가 높아 이 자산을 현금화할 현실적이고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며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지나쳐 고령층이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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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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