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해 다음 달에 있을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실시된 국고채 30년물(국고 02625-4803) 경쟁입찰에선 1조7천50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710%에 낙찰됐다.

이번 입찰에는 총 4조3천380억 원이 응찰해 247.9%의 응찰률을 보였다. 응찰금리는 2.675~2.725%에 분포했고, 부분낙찰률은 4.6%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는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다. 국고채 전문딜러(PD) 중 한 곳에서 입찰에 들어오지 못하고, 또다른 초장기채인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앞둔 점 등이 수요가 약했던 이유로 꼽혔다.

이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다음 달에 발행될 국고채 50년물의 흥행 성공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장내 일각에선 전일 실시된 초장기 국고채 입찰에서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던 만큼 50년물 입찰 결과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기관들이 50년물 입찰을 염두에 두고 30년물 입찰 물량을 줄이지 않는 점도 이런 관측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다수 시장 참가자는 그러나 원화채권 투자 매력과 초장기채 수급 등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이날 장중 1년 구간의 스와프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84.25bp로, 최근 들어 낙폭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던 지난 3월 12일의 -38.50bp에 비해 45.75bp 추가 하락했다.

스와프 베이시스가 상승하면 해외채권 투자에, 하락하면 원화채권 투자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는데 최근 이 수치가 낮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 해외채권으로 눈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 정부가 보험사와 연기금 등 최종 수요자를 대상으로 최근 시장 상황을 태핑한 결과 다음 달 국고채 50년물 발행 규모가 직전 발행 수준(3천250억 원)에 달할 정도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 등 장투기관은 50년물 등 초장기채에 대한 기본 수요는 상존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투자 수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만큼 50년물이 시중에 공급되면 일정 부분 흡수할 계획"이라며 "다만 국고채 30년과 50년 금리가 역전돼 있어 이 부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2.695%, 50년물 금리는 2.684%로, 30년물 금리가 50년물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50년물 발행 규모를 결정할 수요조사를 다음 달 중순에 있을 국내 지방선거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로 해 실시할 방침이다.

6월 국고채 50년물 발행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다음 달 19일 정오에 공고된다. 대금납입일은 다음 달 22일이다.

기재부가 지난 3월 실시한 국고채 50년물(국고 01500-6609) 경쟁입찰에선 3천25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640%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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