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의 투자 이야기] 하향 조정기에 들어가는 부동산 시장
[이찬우의 투자 이야기] 하향 조정기에 들어가는 부동산 시장
  • 정지서 기자
  • 승인 2018.05.30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4월 말 미국 LA에서 열리는 밀컨 콘퍼런스에서 투자업계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지난 몇 년간 누렸던 황홀한 파티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정점은 작년 3/4분기를 전후로 변곡점을 기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올해 초 이미 진단하고 있었다. 글로벌 주택 가격도 지난 몇 년간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금융완화의 덕을 톡톡히 보아 왔지만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여건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자산은 거시경제 변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자산이다. 어느 나라든 정책변수인 금리, 통화정책, 산업경기 등이 부동산 시장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경기가 침체하거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경우 가장 손쉽게 사용하는 것이 건설경기 진작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이다. 왜냐하면, 경기회복의 파급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비난을 받는 측면이 있지만, 단기적 경기 부양에 이보다 더 나은 정책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사이클은 정책 사이클이라고 부르고 있다. 문제는 작금에 나타나고 있는 국내 산업경기가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고 국내 경제를 지지하고 있던 수출경기도 곳곳에서 적색 신호가 켜지고 있어 걱정이다. 앞으로 있을 정책금리의 상승과 함께 부동산 시장은 하향 조정기에 완연히 접어들고 있다.

실제로 3월 이후 글로벌 리츠 펀드들의 실적이 마이너스(-)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리츠 펀드는 투자자금을 모아 상업용 빌딩을 중심으로 투자하는데 해외 상업용 빌딩 투자자금의 절반 이상은 차입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때마침 국내외 금리가 상승세를 보여 갈수록 수익성이 약화 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리츠 시장도 2012년 10조 원(71개)에서 작년 말 현재 32조 원(191개)으로 3배나 확대되었다. 분명한 것은 모든 부동산 투자가 투자 당시의 기대수익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보아 수익은커녕 원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펀드 역시 동기간에 20조 원 내외에서 60조 원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여 그간 국내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초고층 빌딩(200미터 이상, 40층)의 개수가 2012년 69개 있었는데 올해 들어 160개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초고층 빌딩 건설이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완화의 후행지표로 평가될 수 있으며, 소위 ‘마천루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대두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신축 초고층 빌딩이 예정되어 있거나 완성을 기다리는 건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공급 측면보다 수요측면의 변화이다. 사무실 공간 수요나 주택수요의 선호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무실 공간 수요는 공유개념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통신과 교통이 편리해 지면서 굳이 한 건물에서 모여서 업무를 보지 않고 컴퓨터만 가지고 가격이 저렴한 공유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므로 과거와 같이 사무실 공간이 많이 필요 없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사무실 공유업체들의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안정적인 노후 자금의 운용 대상인 오피스텔 임대수익은 더욱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반론도 있겠지만, 주택수요도 핵가족과 독신자들이 증가하여 공유하우스가 대두하고, 글로벌 시대에서 소위 강남 8학군의 교육 프리미엄에 들어가는 가격대성능비보다 양질의 해외 유학 가성비가 좋다면 굳이 강남으로 이사 할 유인은 갈수록 약화할 것이다. 그 밖에 노령화가 급진전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중장년 층이 부상하면서 돈을 쓰지 못하는 고가 주택의 삶보다 금융자산이 많은 삶이 더욱 선호 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기관투자자들 역시 국내 부동산 보유에서 한계를 느끼면서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부자들 역시 부동산 자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은 자산운용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부동산 보유 집착은 투자자산으로서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을 헤지 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의 수혜를 받는다. 성장하는 경제에 있어 물가는 지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은 성장의 과실을 크게 누리지만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하는 개인들은 더욱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이는 부동산 보유세, 종부세 등의 도입배경이 될 수 있다. 다른 이유는 부동산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자산 포트폴리오의 단위당 위험에 더 큰 기대수익을 가져오는 소위 효율적 자산 배분선(Efficient Frontier)을 상향 이동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적정하게 부동산을 자산 배분에 편입시켜야 한다. 따라서 국내외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은 부동산을 적어도 총자산의 20% 내외 수준에서 편입시키고 있다. 그러나 작금에 부동산의 자본환원율(Cap. Rate)이 뚜렷이 하락하고 시중금리의 상승 조짐은 부동산 투자 매력을 점진적으로 약화할 것이 분명하다.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나 지금은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를 점검해야 할 시기이다. (이찬우 국민대 특임교수 / 前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

jsjeong@yna.co.kr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연합인포맥스
  • 110-140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2길 25 연합뉴스빌딩 10층 (주)연합인포맥스
  • 대표전화 : 02-398-4900
  • 팩스 : 02-398-4992~4
  • 제호 : 연합인포맥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2336
  • 발행일 : 2000년 6월 1일
  • 등록일 : 2012년 11월 06일
  • 발행인 : 최병국
  • 편집인 : 최병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상원
  • 연합인포맥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연합인포맥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nfomaxkorea@gmail.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