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 출시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이동통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요금제 개편이 데이터 이용 촉진을 통해 이동전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분석했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기존 9개 구간의 데이터 요금제를 3개 구간으로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요금제 개편을 단행했다.

새로운 요금제의 명칭은 '데이터온(ON) 요금제'로 요금 수준과 혜택에 따라 톡·비디오·프리미엄 등 3종으로 나뉜다.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무제한(일부 속도제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온 톡(4만9천원)과 데이터온 비디오(6만9천원)는 각각 3GB, 100GB의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면 속도제어가 걸리는 방식으로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온 프리미엄(8만9천원)은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선보인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속도제어 없이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 밖에 KT는 저가 요금 이용자를 위한 'LTE베이직 요금제'도 출시했다. 이 요금제는 월 3만3천원에 기본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는 물론 1GB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증권가에서는 KT의 신규 데이터 요금제가 데이터 이용 촉진을 통해 결과적으로 고가요금제로 이동하는 효과를 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요금제를 단순화하면서 요금이 비싼 고가요금제로 상향이 예상된다"며 "특히 6만9천원 요금제로의 유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석대로 요금제 상향 효과가 발생하면 25% 요금할인 시행 이후 떨어진 이동전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반등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1분기 KT의 ARPU는 3만2천993원으로 전분기 대비 3.7% 감소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3만3천299원)과 LG유플러스(3만3천355원) 역시 ARPU가 전분기보다 각각 4.5%, 3.7% 줄면서 고민에 빠졌다.

LTE베이직 요금제 출시로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이 명분을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다음 관문인 국회로 넘어간 상황이다.

다만, KT가 내놓은 LTE베이직 요금제의 경우 25% 요금할인을 이용하면 2만원대에 데이터 1GB와 음성통화 무제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사실상 보편요금제 도입 효과를 낼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정부가 요금 결정권을 갖는 보편요금제보다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요금 경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KT의 LTE베이직 요금제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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