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이번 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광공업생산 등 일부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였지만, 소비자물가 등 다른 지표는 반대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발표된 4월 광공업생산은 직전월보다 3.4%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생산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6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예상치인 전월 대비 1.67% 증가를 웃도는 결과다.

이날 발표된 5월 수출도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로 전월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한 달 만에 13.5% 늘었다.

지난달 18개월 만에 수출 증가 흐름이 꺾인 지 한 달 만에 재차 수출 전선에 활기가 돈 것이다. 수출액도 509억8천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506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이처럼 광공업생산과 수출 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한은의 목표치인 2%는 물론 시장 전망치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5%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인 1.64% 상승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4월의 전년 대비 1.6%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0.1%포인트 상승 폭이 줄었다.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대체로 2% 부근에서 움직이다가 4분기에 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1월 1.0%, 2월 1.4%, 3월 1.3%를 나타냈다.

역시 이날 공표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1.0%로 속보치인 1.1%를 소폭 밑돌았다.

속보치보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런 지표 발표 결과와 관련해 우리 경제의 성장 흐름이 나쁘지 않은 점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됐지만, 최근 불거진 경기 하강 논란을 불식할 정도로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대 중반에 머물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있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경기가 성장세를 이어갈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한 금통위가 쉽게 기준금리를 올리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딜러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 작년 12월에 이어 어제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며 "특히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더라도 물가의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그러나 한은이 9월 이후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경기 회복과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논란이 상존하지만, 금통위가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 여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금통위가 올해 7월이나 8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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