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뉴욕 유가는 미국 생산증가와 OPEC 회의를 앞둔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3달러(1.8%) 하락한 65.81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1%가량 떨어졌으며 지난주 4.9% 하락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다. 이로써 유가는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의 증산 관련 논의와 미국 생산량 등을 주시했다.

OPEC은 오는 22일에 정기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번 주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간 회의가 열린다.

제임스 윌리엄스 WTRG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하루 200만 배럴가량의 예비 생산 능력을 갖춘 유일한 OPEC 회원국들의 모임"이라며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회동과 함께 증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롭 하워드 미국 은행 자산관리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 증가 이슈에 잡혀있다"며 "유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데, 다음 분기 OPEC의 생산량 감소가 둔화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공급 손실을 보전하고 미국의 제재가 이란의 생산량에 미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약 100만 배럴의 생산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부 관리는 만약 감축을 완화키로 하면 생산 감축 협정이 발표되기 전 수준으로 석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생산량 증가 전망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원유 생산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362만 배럴 줄어 월가 전망치인 3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53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63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IA는 지난 3월 미국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47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산유량 증가로 WTI 가격이 하락하면서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차는 벌어지고 있다.

전일 2015년 3월 이후 가장 큰 배럴당 약 11달러 수준까지 확대됐는데, 이날도 10달러 이상의 차이는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량 감소가 휘발유 등의 재고 소폭 증가로 영향이 상쇄됐다고 평가했다.

타일러 리치 세븐스 리포트 공동 편집인은 "석유 시장은 현재까지 상승 추세가 남아있기 때문에 관망세에 있지만, 유가 하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며 달러 지수가 급등하면서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 보유자에게는 달러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이 더 비싸지기 때문에 달러가 상승할 때 유가는 통상 하락한다.

비농업 부문 고용증가자 수는 22만3천 명으로 월가 예상치 19만 명을 웃돌았으며 실업률은 3.8%로 시장 전망치 3.9%를 밑돌았다. 임금 상승률도 전년 대비 2.7%로, 전달의 2.6%에서 더 높아졌다.

예상보다 좋은 고용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번달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 지수는 상승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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