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내년부터 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된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재무지표도 악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운용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는 운용리스 의존도가 높다. 특히 유통업체 중에서도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과 홈플러스의 재무지표가 상대적으로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한국회계기준원에 따르면 내년부터 리스 회계기준이 K-IFRS 1017호에서 K-IFRS 1116호로 변경된다.

현행 리스회계기준 K-IFRS 1017호에서 금융리스 이용자는 재무상태표에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서는 리스자산 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처리해야 한다. 반면 운용리스 이용자는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하지 않고 리스료를 영업비용으로만 처리하면 된다.

내년 시행될 리스회계기준 K-IFRS 1116호에서는 운용리스 이용자도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인식해야 한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의 회계 처리방식이 같아진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 부채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회계기준원이 리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항공 운송업과 소매업에 속하는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됐다.

소매업의 자산과 부채는 별도기준 약 5조3천억원, 연결기준 약 8조5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부채비율은 별도기준 약 14.95%포인트, 연결기준 24.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 관계자는 "소매업 분석대상은 유통업체라고 보면 된다"며 "별도재무제표 5곳, 연결재무제표 3곳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통업체 재무지표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유통업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연결, 스타필드 하남 포함), 현대백화점(연결), 롯데쇼핑(별도+해외), 신세계(연결), GS리테일(별도), 홈플러스(연결)다. 분석결과, 유통업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는 모두 나빠졌다.

롯데쇼핑은 4.4배에서 5.8배로, 홈플러스는 6배에서 7.7배로 악화됐다. 신세계는 4.1배에서 4.4배로, 이마트는 3.1배에서 3.3배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0.6배에서 1배로 나빠졌다. GS리테일은 1.2배에서 3배로 악화됐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원은 "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영업이익과 EBITDA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운용리스 부채 증가로 순차입금이 늘면서 유통업체 재무지표가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임차점포 등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과 홈플러스의 재무지표 변동 폭이 크다"며 "하지만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이나 채무상환능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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