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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현의 경제 마을 산책] 소득주도성장과 우리 경제의 과제
    정지서 기자  |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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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6.04  14: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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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와 기상학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농담이 있다. 우선 공통점은 둘 다 예측에 자주 실패한다는 점이다. 경제학자의 경제예측은 자주 틀린다. 앞으로 경제가 좋을 것 같다고 예측하면 꼭 위기가 온다. 기상학자의 기상예측도 자주 틀린다. 날씨가 맑겠다고 하면 꼭 비가 온다. 그런데 둘 사이에는 차이점도 있다. 기상학자는 현재 날씨는 정확하게 안다. 창밖을 보면 날씨가 맑은지 흐린지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학자는 다르다. 미래는 물론 현재 경제 상황도 제대로 모를 때가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1년여가 지난 현 상황에서 최근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도 비슷한 면이 있다. 효과가 있었는가. 있었다면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은 문득 창밖의 날씨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인식의 차이는 상당하다. 가계소득 통계에 대한 분석도 그렇다. 90% 효과가 있었다는 발언도 있었지만, 이 또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전체 가계를 10 등분해 형편이 어려운 그룹을 1분위, 형편이 제일 좋은 그룹을 10분위로 구분하여 가계소득 통계가 작성된다. 통계를 보면 1분위와 4분위 그룹의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10개 그룹 중에 두 개 그룹의 소득이 줄었고 나머지 8개 그룹의 소득은 늘었다, 이를 두고 90% 효과가 있었다고 표현한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90%가 아니라 80%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분석 자체도 문제가 있다. 8개 그룹의 소득이 증가한 것이 소득주도성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나서서 해명했지만, 이 또한 취업자 중심의 근로소득만을 보면서 자영업자를 제외한 통계라는 점에서 시원한 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정책도 그렇다. 이 정책으로 소득분포가 오히려 나빠진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은 근로자 개인에 대해 적용되는 제도이다. 그런데 소득분포는 가계에 대해 통계가 작성된다. KDI의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중 70%가 빈곤 가계에 속해 있지 않다. 개인으로서는 최저임금을 받지만, 그 근로자가 속한 가계의 70%는 빈곤 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아버지와 아들이 한 가계에 속해 있다고 할 때 '아들'은 알바 등의 일을 하면서 최저임금을 받지만 ‘아버지’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이 가계는 중산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아들의 소득이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증가해도 전체 소득분포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최저임금 대상이 되는 분야에서 일자리 개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으로 인해 직원이 해고되는 경우 해당 직원의 체감 임금상승률은 -100%이다. 일자리가 유지되는 최저임금 대상 직원의 임금상승률은 16.4%이지만 일자리가 사라지는 직원의 임금상승률은 -100%인 셈이다.

    이를 토대로 가계소득 통계를 분석해 보자. 1분위 그룹에 속한 가계들의 소득 증가율은 -0.26%를 기록했다. 만일 1분위에 속한 가계들의 소득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줄어든 것이라면 그나마 낫다. 그러나 만일 이들 가계 중 일부는 소득이 증가하거나 유지되었지만, 최저임금으로 인해 해고된 근로자가 속한 가계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바람에 1분위 가계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 문제는 복잡하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소득분포를 악화시킨다는 점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최저임금대상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음식 숙박업의 1분기 성장률은 -2.8%를 나타냈다. 도소매업도 -0.1%를 기록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인데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 임시·일용직 일자리 감소 폭은 5만 명에 달했다. 이중 음식 숙박업에 2만 명이 분포해 있다.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들 경우 이들이 무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자리 감소의 영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처럼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가 속한 가계가 1분위인 경우 최하위 그룹의 소득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일자리가 유지되는 근로자가 임금 16.4%가 오르는 동안 일자리가 박탈되는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100%가 되고 있다면 이 부문에 대해 좀 더 잘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1분위 가계의 70% 내외가 독거노인 가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혼자 사는 노인 1인으로 구성된 독거노인 가구가 최하위 소득 가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때 이들에게는 일자리의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 이들에게는 임금이 오르는 것보다 일할 기회가 더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 임금은 그대로 일지라도 일자리 개수가 유지되거나 많아지면 일할 기회가 더 생기고 임금과 노령연금을 합치면 생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최저임금으로 인한 일자리 개수의 감소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좋은 뜻으로 시행한 최저임금제가 오히려 소득분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욱 넓게 경제 전체 상황을 보여주는 통계청 '경기순환시계'는 대표적 경기지표 10가지가 둔화 회복 상승 하강 중 어느 국면에 해당하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10개 지표 중 소매판매액지수만이 상승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나머지 9개 지표 중 4개 지표는 둔화, 5개 지표는 하강 국면을 가리키고 있다. 반도체 착시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전통 제조업도 힘들어지고 있다.

    약간의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는 해도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은 악화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욱 현실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이제 소득주도성장정책의 비중을 줄이고 혁신성장정책에 무게를 실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사실 국가경쟁력, 저비용·고효율 등의 어젠다가 언급된 지 오래다. 노동과 자본에 대한 이분법적 접근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기업경쟁력, 규제 완화, 등의 어젠다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선거 공약은 국민과 한 약속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경제 활성화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만일 수단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공약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안 좋은 수단을 고집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공약에 집착하기보다는 근본적인 경제 상황 호전에 무게를 싣고 더욱 멀리 넓게 내다보아야 할 때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前 한국금융연구원장)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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