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이 금융권 협회로 몰리고 있다. 4천만 원대의 신입 연봉에 업무 강도는 금융회사보다 덜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달 시행한 신규 인력 채용에 850여 명이 지원했다. 최종 합격자는 10명으로 경쟁률은 85대 1에 달했다. 이들은 오는 8일부터 정식 발령을 받아 중앙회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9명을 뽑은 지난해 공채에도 1천여 명이 몰려 경쟁률이 100대 1을 웃돌았다.

올 초 신입사원을 뽑은 생명보험협회의 입사 경쟁률은 300대 1을 기록했다. 2년 만에 공채를 했지만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해 현재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생보협회는 지난 채용까지만 해도 허수 지원자가 많았지만, 원서 접수 방식을 인터넷접수에서 서류 및 직접 방문 접수로 바꿨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 경쟁률은 더 높아진 것이나 다름없다.

손보협회도 올 초 입사한 정기 공채가 4명인데 이들은 250대 1의 입사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했으며, 지난 2월 4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여신금융협회도 600여 명이 지원해 1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융협회는 은행·카드사, 보험사 등 업권별 금융회사들이 모여 만든 금융 유관단체로 그 특성상 전문 경력직을 주로 뽑고 신입 공채를 진행하더라도 10명 안팎으로 규모가 작다.

한 금융협회 임원은 "금융협회가 취준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다 보니 지원자가 적었고 경쟁률도 그리 세지 않았다"면서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불과 몇 년 전부터 1~2명 모집에도 수백 명이 몰리는 등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취준생 사이에서 금융협회가 인기 있는 이유는 금융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덜하고, 이에 비해 초봉은 은행권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점도 선호하는 이유다.

한 협회 직원은 "은행처럼 야근이 많지도 않고 실적 압박도 없는 데다, 복지 등 근무 환경도 나쁘지 않아 숨어있는 '신의 직장'이라는 소리도 듣고 있다"면서 "경쟁률이 높아지다 보니 학력 등 신입 직원들의 수준도 예전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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